[뉴스워치= 김동수 기자] 이동통신사가 임의로 가입자의 통신신용등급을 나누고 저축은행을 대신해 대출 광고를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 SK텔레콤은 가입자 정보를 이용해 11억1000만원, KT는 10억5000만원의 저축은행 광고 대행 매출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이동통신사 2022 연간 광고 대행 서비스 현황’ 자료를 제출받고 이같이 밝혔다.

SK텔레콤은 교육, 금융, 리서치, 프랜차이즈, 유통 등 70여개 업종으로 분류해 광고 대행 서비스를 진행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저축은행 광고 비중은 전체 대비 약 11.6%를 차지했다. 연간 매출은 약 11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실제 SK텔레콤이 이용자에게 발송한 문자메시지를 보면 “SK텔레콤에서 최대 1억원까지 당일 입금 가능한 OO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을 소개해 드립니다”라며 광고의 주체가 SK텔레콤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최대 16.3% 금리의 대출을 권하며 최대 120개월의 대출 기간을 보장했다. 스마트폰에서 바로 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인터넷 주소 링크도 문자로 제공했다.

KT의 저축은행 광고 비중은 36%로 SK텔레콤보다 높았다. 매출은 약 10억5000만원이었다.

KT는 “금융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통신정보를 활용한 통신신용등급을 저축은행과 공동으로 개발했다”며 “KT 제휴광고 수신에 동의한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금리 할인 등 할인 혜택이 적용된 저축은행 제휴 문자를 발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료 연체 사실 등을 기반으로 자체 신용등급을 나눠 분류된 고객 정보를 낮은 신용등급의 이동통신 가입자를 선호하는 저축은행에 광고 대행 서비스로 판매한 셈이다.

이통사에 가입하거나 이통사 애플리케이션(앱) 설치하며 무심코 동의할 경우 결국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통사 기준대로 구분돼 광고 폭탄을 받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정필모 의원은 “이통사 광고 대행 서비스는 가입자 동의를 전제로 한다”며 “하지만 동의서에는 이통사 및 제3자의 광고를 전송하는 데 동의한다고 기재되어 있지 대출 광고를 따로 구분해서 묻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고객 정보를 선별해 대출 광고 등에 활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 방송통신위원회가 이용자 보호를 위해 실태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