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소미연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깜짝 실적을 알렸다. 양사가 발표한 3분기 잠정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며 불황 속 호조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동안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밑돌던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에서 첫 조 단위 기록을 예상했고,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LG전자는 또 한 번 경신을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11일 연결기준으로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4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도 3분기 대비 각각 12.74%, 77.88% 감소했지만 올해 2분기보다 11.65%, 258.21%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그간의 부진을 씻고 상승세에 올라탄 것으로 평가된다. 전망도 밝다. 4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적 발목을 잡고 있는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나고 있는데다 감산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이례적으로 ‘인위적 감산’에 돌입한 이후 악성 재고를 털고 적자폭을 줄이는 데 힘써왔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인상은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가격 인상은 감산에 이은 삼성전자의 두 번째 승부수로, 올해 4분기 D램 부문 흑자 전환과 내년 2분기 낸드 부문 손익분기점 도달이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상은 이미 4분기부터 단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인상폭은 명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10% 이상의 두 자릿수로 보고 있다. 가격 인상에도 시장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삼성전자의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스마트폰 사업의 후방 지원도 삼성전자의 든든한 실적 버팀목이다. 그간 반도체 부문에서 발생한 적자를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부문과 사업 호재가 뒤따르는 디스플레이(SDC) 부문에서 메워왔다는데 이견이 없다. 이번 3분기 실적에서도 신형으로 출시한 갤럭시Z5 시리즈의 판매량 증가가 보탬이 됐다. 사전 예약판매에서만 폴더블폰 시리즈 최초로 100만대를 돌파하며 전작보다 높은 판매량으로 인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MX사업부의 3분기 영업이익은 3조원대로 추정된다.

LG전자는 전날 연결기준으로 매출 20조7139억원, 영업이익 9967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이 전년도 3분기 대비 2.18% 다소 줄었지만 올해 2분기보다 3.58% 늘었다. 영업이익은 상승세를 계속 이어갔다. 전년도 3분기 대비 33.49% 늘었고, 올해 2분기와 비교해도 34.34%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역대 최대 연간 실적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전자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 23조1640억원, 영업이익 8874억원이다. 여기에 1·2분기 매출(40조4000억원)과 영업이익(2조2000억원)을 합하면 각각 84조2779억원, 4조841억원에 달한다. 역대 최고치다.

LG전자는 호실적 전망에 대해 ▲소비자 대상 사업에서 축적해 온 고객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기반으로 자동차부품, 냉난방공조(HVAC) 등의 기업간거래(B2B) 비중 확대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요가 높은 볼륨존 라인업 강화 ▲워룸(War Room) Task를 앞세운 사업 체질개선 노력 ▲구매·제조·물류·판매 등 전 밸류체인의 효율 극대화로 이어지는 디지털전환 노력을 긍정 요소로 꼽으며 “전장 사업이 조만간 회사 전체 성장을 주도하는 주력 사업의 반열에 자리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회사 측은 “미래 비전을 향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LG전자 CEO 조주완 사장은 ▲B2B 영역 성장 ▲비하드웨어(Non-HW) 사업모델 혁신 ▲신사업 동력 확보를 중점 추진하며 가전을 넘어 고객의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연결·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화를 미래 비전으로 발표했다. 여기서 신사업 동력 부문의 핵심이 전장이다. LG전자는 전체 사업 중 전장 비중을 2022년 13% 수준에서 2030년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10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소미연 기자 newswatch@news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