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꽃피운 LG家 야구 사랑…구광모, LG트윈스 우승 기대
‘농구’ 최태원 SK나이츠, ‘축구’ 정의선 전북현대 구단주로 활약 

올해 가을야구의 최대 관심은 LG트윈스의 우승 여부다. 29년 만에 정규 시즌 우승으로 구단주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잠실구장 방문이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LG
올해 가을야구의 최대 관심은 LG트윈스의 우승 여부다. 29년 만에 정규 시즌 우승으로 구단주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잠실구장 방문이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LG

[뉴스워치= 소미연 기자] 재계 총수들의 스포츠 사랑은 기업의 이미지 제고 전략으로 이어진다. 마케팅 효과로 기업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팬덤 형성을 통한 잠재적 소비층 확보를 노릴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다. 팀의 감동적인 플레이와 우승은 팬들은 물론 그룹 임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영향을 준다. 총수들이 구단주로 직접 뛰어든 것도 기존의 은둔형 이미지를 벗는 소통 행보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구단의 성적은 경영 성과 요소는 아니지만 총수들의 장외 대결로 평가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프로야구단 LG트윈스의 정규 시즌 우승으로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이번 우승은 1994년 이후 29년 만으로, 구 회장 취임 이후로는 처음이다. 아직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넘어야 할 산이 남았지만 1위 기세에 올라타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구단주인 구 회장의 잠실구장 방문이다. 회장 취임 전에도 동료들과 잠실구장을 종종 찾아 응원을 보냈던 그다. 

구 회장의 야구 사랑은 대를 이어온 가문의 숙원이다. 초대 구단주를 지낸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이 지방에서 헬리콥터로 귀경 중에 잠실구장을 들러 야간경기를 관전한 일화나 다음 우승을 기약하며 구단에 맡겨놓은 선물 일본 오키나와산 아와모리 소주와 현 시세로 2억원이 웃도는 롤렉스 시계가 야구에 대한 LG가의 각별한 관심을 보여준다. 팬들은 LG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시 구본무 선대회장이 남긴 선물 전달식에 구광모 회장은 물론 구단주 대행을 맡고 있는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도 함께 자리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각각 프로농구단 서울 SK나이츠와 프로축구단 전북현대 구단주를 맡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이 프로 스포츠 구단주로 직접 이름을 올린 건 처음이다. 야구단(SK와이번스)은 2021년 신세계그룹에 매각했고, 축구단 제주유나이티드FC는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맡고 있다. SK나이츠도 관례대로 운영사(SK텔레콤) 임원이 구단주를 맡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최 회장이 등판하면서 화제가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5월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을 찾아 프로농구단 서울 SK나이츠의 홈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5월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을 찾아 프로농구단 서울 SK나이츠의 홈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회장은 만능 스포츠맨으로 유명하다. 테니스와 수영 실력이 출중한데다 미국 유학시절 동아리에서 선수로 뛸 만큼 농구 기술에도 해박하다는 전언이다. 비인기 종목도 챙겼다. 대한핸드볼협회 수장이기도 한 최 회장은 남녀 핸드볼 실업팀 SK호크스와 SK슈가글라이더즈 창단과 함께 프로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8일 폐막한 2022 항정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SK의 후원 덕분이라는 평가다. SK는 핸드볼과 펜싱 외에도 역도, 높이뛰기, 리듬체조 등 후원 종목을 넓혀 스포츠 저변 확대에 노력해왔다.

정의선 회장은 축구 사랑으로 유명하다. 2009년 K리그 우승 축하 만찬에서 선물로 훈련 환경 개선을 위한 클럽하우스 건설을 약속한 뒤 340억원을 투자한 게 대표적이다. 2020년 이동국 선수의 은퇴 경기를 참관하고 직접 우승 메달을 목에 걸어주며 끝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당시 이 선수는 “(정 회장의) ‘자주 연락하자’는 말씀이 더 큰 은퇴 선물이다. 직접 경기장에 찾아주셔서 잊지 못할 화려한 은퇴식이 됐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국제축구연맹(FIFA)과 파트너십을 연장하기로 했다. 1999년부터 31년간 공식 대회 후원사로 참여하는 것이다.

소미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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