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MBC 개발 ‘브라이튼 여의도’ 기부채납부지 구청장 바뀐 후 용도 변경
입주민 “도서관 유치 약속 지켜라” vs 영등포구청 “주민센터 입주 필요”

브라이튼 여의도 지하 상가구역에 도서관 유치 계획이 전면 재검토 되면서 내부 공사가 사실상 중단됐다. 사진=박현군 기자
브라이튼 여의도 지하 상가구역에 도서관 유치 계획이 전면 재검토 되면서 내부 공사가 사실상 중단됐다. 사진=박현군 기자

[뉴스워치= 박현군 기자] 옛 MBC 부지에 세워진 브라이튼 여의도에서 상가구역 기부채납부지 활용을 놓고 입주민과 영등포구청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의 부지는 브라이튼 아파트 상가구역 지하 1층 3488.24㎡와 지상 3층 635.42㎡ 등 총 4123.66㎡ 규모다.

이 부지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의 주도 아래 인근 지역 주민과 브라이튼 여의도 입주 예정자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도서관으로 조성하기로 확정하고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6월 1일 지방선거를 통해 최호권 구청장이 취임한 후 여의동주민센터가 들어서기로 변경되면서 입주민들과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전임 구청장 시절) 기부채납 부지 전체를 도서관으로 조성하기로 했지만 재검토 결과 인근에 국회도서관, 구립여의샛강도서관, 민간 북카폐 등이 위치해 있어 도서관을 통한 주민 편의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운영 비용도 상당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그보다는 주민센터와 주민편의시설이 들어서면 더 많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의원실에서 지난달 26일 주최한 ‘브라이튼 도서관 제대로 되고 있는가’ 간담회 . 사진=박현군 기자
김민석 의원실에서 지난달 26일 주최한 ‘브라이튼 도서관 제대로 되고 있는가’ 간담회 . 사진=박현군 기자

입주민들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브라이튼 아파트 입주민 A씨는 “애초에 이 곳에 도서관을 유치하는 것으로 합의가 됐다. 신영(시행사) 측도 도서관을 짓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주민 의견수렴 등도 거치지 않고 무단으로 변경하는 것은 입주민으로서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이 구역은 자발적 기부채납으로 사용 여부는 지자체의 재량에 달린 것”이라며 “신영 측의 의사와도 관계없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신영 측 관계자는 “법적인 의무가 있는 기부채납은 이미 다른 쪽으로 진행 됐으며 상가 내 부지는 자발적 기부채납이 맞다”고 확인했다. 이어 “다만 기부채납 과정에서 주민들이 자주 찾는 공공 편의시설을 유치하기 바란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신영측 관계자에 따르면 자발적 기부채납을 한 이유는 더 많은 사람들이 발길을 상가로 유인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지하와 지상 3층에 위치한 공공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상가를 자주 찾게 되면 자연스럽게 상권이 활성화되고 이 공간 사용을 통해 신영의 우수한 건축 역량을 자주 경험함으로써 신영의 브랜드 인지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민 편의시설이 아닌 주민센터가 들어설 경우 지역 주민들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고 이는 기부채납을 통한 기대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 이에 대해 신영 측 관계자는 “우리는 기부채납을 했고 활용 방안은 영등포구에서 결정할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문제는 이 부지를 도서관에서 주민센터 유치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역 국회의원인 김민석 의원실 관계자는 “브라이튼 도서관 유치 계획이 영등포구청장 교체와 함께 전격 재검토 됐다”며 “도서관 유치 결정과정은 신영 측의 기부채납 결정 직후부터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영등포구청, 신영, 입주예정자, 지역주민의 의견을 포괄적으로 수렴해서 결정한 반면 주민센터를 유치하는 결정은 일방적이고 졸속적으로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현 주민센터의 접근성이 어렵고 규모도 협소해 주민 불편이 쌓이고 있다는 점과 향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행정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주민센터 이전 필요성은 충분하다”며 “이제부터 입주민 등을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영등포구청에서 검토중인 브라이튼 상가 지하 기부채납 부지 활용 방안 내부 문건. 처음에는 지하 전체를 주민센터로 활용하려고 했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일부만 주민센터를 유치하는 것으로 검토중이다. 사진=박현군 기자
영등포구청에서 검토중인 브라이튼 상가 지하 기부채납 부지 활용 방안 내부 문건. 처음에는 지하 전체를 주민센터로 활용하려고 했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일부만 주민센터를 유치하는 것으로 검토중이다. 사진=박현군 기자

주민센터 이전 반대 입장을 가진 주민들은 영등포구청의 이같은 설명을 거짓이라고 말한다. 입주민 A씨는 “현 주민센터에 대한 의견 수렴 과정도 없었기 때문에 주민 불편이 쌓였다는 것은 근거없다”고 지적했다.

영등포구청 측 내부 문건에는 향후 행정수요 증가에 따라 현 주민센터에 신청사를 건립할 경우 건축비만 400억원 이상 소요된다는 점에서 브라이튼 상가에 주민센터를 유지하면 재정 절감 측면에서 좋은 기회라고 적시돼 있다.

이 문건에 따르면 4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서 만들어야 하는 주민센터 공간을 브라이튼 상가 지하 1층 공간 3488.24㎡로 모두 해소된다는 것이다.

브라이튼 여의도 입주민 B씨는 “현 주민센터와 브라이튼 상가 지하를 동시에 운영할 경우 오히려 불편이 더 가중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민센터가 이전된다면 전체가 이전돼야 한다”며 “기존 주민센터 건물과 4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서 만들어야 하는 신청사 공간 모두를 브라이튼 지하 1층 부지에서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한 주민센터를 이전할 경우 동여의도 끝자락에 위치한 기존 주민센터의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함께 기획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계획은 빠져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주민센터를 이전할 경우 기존 주민센터 건물 사용방안에 대해 “아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청에서 검토중인 브라이튼 상가 지하 기부채납 부지 활용 방안 내부 문건. 사진=박현군 기자
영등포구청에서 검토중인 브라이튼 상가 지하 기부채납 부지 활용 방안 내부 문건. 사진=박현군 기자

박현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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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보도문] “‘브라이튼여의도’ 입주민-영등포구청 갈등 불거진 내막” 관련

본 인터넷신문은 지난 10월 10일자 기사에 “‘브라이튼여의도’ 입주민-영등포구청 갈등 불거진 내막” 이라는 제목으로 ▲‘옛 MBC 부지는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의 주도 아래 인근 지역 주민과 브라이튼 여의도 임주 예정자들의 의건수렴을 거쳐 도서관으로 조성하기로 확정했다’ ▲영등포구청 내부 문건을 관런 자료로 게시하면서 '처음에는 지하 전체를 주민센터로 활용하려고 했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딧히면서 일부만 주민센터를 유치하는 것으로 검토중이다‘라고 보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인근 지역 주민과 브라이튼 여의도 입주 예정자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도서관으로 조성하기로 확정한 것이 아니고, 2019년 3월 당초 활용계획 검토 시, 구민 의견수럼 절차 없이 구청 내부 논의만을 거쳐 구립도서관을 단독 조성하는 방안을 수립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처음에는 지하 전체를 주민센터로 활용하려고 했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부뒷히면서 일부만 주민센터를 유치하는 것으로 검토 중이라는 내용 역시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국립도서관 유치가 무산되면서 제시한 처음의 변경안은 도서관 300평, 문화체육시설 300평, 동주민센터 450평 세 가지 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것이었고, 이후 300평의 도서관은 규모가 너무 협소하다는 지역 주민의 여론을 수렴하여 600평으로 확대하는 조정안을 검토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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