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양동부지, 부산 메가마트 남천점 개발, 대전 역세권 개발 등 건설사 PFV 답보 상태

건설업계의 디벨로퍼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LH의 PF 투자 손실 소식이 전해지면서 건설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건설업계의 디벨로퍼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LH의 PF 투자 손실 소식이 전해지면서 건설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박현군 기자] 건설사들이 올해 초 의욕적으로 진출한 디벨로퍼 사업에서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인한 리스크에 직면해 긴장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DL이앤씨,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한화 등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권 기업들이 지난해 이후 디벨로퍼 사업에 의욕적으로 진출했지만 올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올해 CJ제일제당의 가양동 부지와 용산 크라운호텔 개발에 PF(프로젝트파이낸싱)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 중 가양동 부지 개발 사업은 지난 5월 강서구청 측의 갑작스러운 인가 취소로 내홍을 겪었다.

강서구청은 6월 재심의를 통해 가양동 개발 인가 유지를 결정했지만 사업 지연으로 인해 PF 이자 손실을 감수해야만 했다. 대우건설, DL이앤씨, 한화도 PFV(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를 설립해 디벨로퍼 방식의 개발에 나섰지만 개발이 지연되면서 리스크가 쌓였다.

대우건설의 부산 메가마트 남천점 개발 사업도 시공에 들어가지 못했고, 한화의 대전 역세권 개발사업도 대전시와 협의를 마치지 못한 상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디벨로퍼 사업은 부지 확보와 인허가 단계에서부터 참여하기 때문에 단순 시공에 비해 사업기간이 길 수 밖에 없고 지금도 약간의 공사 지연이 되고 있지만 심각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고금리 상황 속에서 공사기간이 연장되는 만큼 재무적 투자자들에 대한 상환 기한과 금리 부담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올해 디벨로퍼 사업 확장을 선언한 건설사들이 많다는 점이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은 올해 초 신년사 등을 통해 디벨로퍼 사업 역량 확대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올해부터 PFV 투자 등 부동산 개발 사업에 역량을 모으고 있는데 고금리라는 대형 장애물에 맞닥트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PF 출자를 통해 디벨로퍼 사업에 참여하는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진 것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PF 사업 손실 소식 때문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통해 “LH가 4곳의 PF 사업 투자에서 실 출자금 대비 969억4000만원의 손실을 봤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LH는 현행법에 따라 개발 예정 부지에 대한 강제수용권을 가졌기 때문에 민간건설사들보다 개발에 유리한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실을 봤다는 것은 민간건설사들의 디벨로퍼 진출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 의원이 밝힌 LH의 PF 사업 손실은 성남판교 지역의 알파돔시티에서 851억8000만원, 용인동백지구 쥬네프에서 63억원, 대전엑스포에서 16억6000만원, 서울남부교정에서 48억원 등이다.

박현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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