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주, 건당 금액 늘었지만 건수 자체가 부족
일부 대형건설사 제외하면 해외 수주 역량 떨어져
경쟁력 갖추려면 엔지니어링·디벨로퍼 역량 쌓아

해외건설 분야가 사실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 건당 수주 금액은 늘었지만 수주건수와 수주 금액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었다. 현대건설의 해외현장 모습.  사진 = 현대건설
해외건설 분야가 사실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 건당 수주 금액은 늘었지만 수주건수와 수주 금액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었다. 현대건설의 해외현장 모습.  사진 = 현대건설

[뉴스워치= 박현군 기자] 해외건설 수주에 가뭄이 들고 있다. 우리나라 해외건설 계약액이 2014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추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건설협회가 작성한 해외수주 현황에 따르면 8월까지 해외수주 실적은 302건에 총수주액은 109억2928만2000달러였다. 이는 지난해 737건에 215억123만7000달러와 비교하면 공사 건수는 59.0%, 수주액은 49.2% 하락했다.

다만 공사 건당 금액은 2917만4000달러에서 3615만7000달러로 23.9% 늘었다. 건설업계는 4분기 결산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지난해 대비 수주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사 건당 수주금액은 늘어났지만 공사 수주 자체가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사우디 6조5000억원 수주 등 일부 낭보가 들리기는 하지만 극히 일부이며 그나마 상위사들에 집중돼 있을 뿐 대체로 해외수주에 있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건설 분야가 사실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 건당 금액은 늘었지만 수주 건수와 수주  금액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었다. 사진=박현군 기자
해외건설 분야가 사실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 건당 금액은 늘었지만 수주 건수와 수주  금액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었다. 사진=박현군 기자

이는 국내 건설업계의 위상이 상승하고 해외건설 환경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등 공사 원가도 상승했고 건설 기술 및 노하우도 글로벌 선두주자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박리다매형 공사는 어렵다. 결국 난이도가 높은 대신 수주금액이 큰 공사를 중심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종합건설사 중에서 글로벌 선진국과 겨뤄 이길 수 있는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가진 기업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GS건설 등 대형건설사 중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 외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사실상 중동, 동유럽 등에서 ‘원청’으로 수주경쟁에 뛰어들기 쉽지 않기 때문에 해외 수주 경쟁력을 갖춘 일부 대형사와 함께 진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나마 HDC현대산업개발 등 일부 건설사들이 독자적인 해외건설 역량 쌓기에 도전하고 있으며 SK에코플랜트도 토목 등 일반 건설분야 보다는 수처리, 환경 플랜트 등 특화된 영역에서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이 관계자는 “중동을 포함해 각국 정부에서도 난이도가 높지 않은 도로공사와 주택건설 등 비교적 쉬운 건설공사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자국 건설사에 우선 배정하고 난이도가 높은 대형 프로젝트는 발주 자체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건설기업들이 일부 대형사를 제외하고 미국·유럽 등지의 글로벌 건설기업들과 경쟁력에서 뒤지는 이유로 엔지니어링과 디벨로퍼 역량을 쌓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반성도 나온다.

중견 건설업계 관계자는 “우리 건설업계는 시공 중심으로 진행해 왔고 지금도 독자 시행까지 하는 기업들은 별로 없는 실정”이라며 “우리 건설업계가 해외 시장에서 주요 선진국을 제치려면 지금이라도 엔지니어링과 디벨로퍼 역량을 쌓아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현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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