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단 회의서 경영진 실행력 강화 당부…“미래 준비 가속화”
경영 핵심 지향점 ‘고객가치’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력 제고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26일 경기 이천시 LG인화원에서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며 “시장성과 성장성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차별적 고객가치에 보다 집중해 더 절박하게 미래 준비에 대한 실행을 가속화하자”고 말했다.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26일 경기 이천시 LG인화원에서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며 “시장성과 성장성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차별적 고객가치에 보다 집중해 더 절박하게 미래 준비에 대한 실행을 가속화하자”고 말했다. 사진=LG

[뉴스워치= 소미연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추석을 앞두고 사장단을 불러모았다. 지난 26일 경기 이천시 LG인화원에서 ‘LG 사장단 워크숍’을 열고 하반기 사업 현황 점검 및 중장기 경영 전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LG전자,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사업본부장 등 3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크숍은 구 회장이 직접 주재했다.  

통상 LG그룹의 사장단 회의는 분기별로 열린다. 지난 5월에도 한데 모여 경영 현안을 살폈다. 하지만 이번 회의는 시기적으로 사업보고회(10월), 정기인사(11월)를 앞둔 만큼 긴장된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후문이다. 내달 하순부터 예정된 사업보고회에서 각 계열사의 경영 실적, 내년 사업 계획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3분기 회의는 전초전의 성격을 갖는다. 구 회장의 메시지에 어느 때보다 이목이 쏠리는 배경이다.

구 회장이 강조한 것은 차별화된 고객가치다. 27일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사장단에 “시장성과 성장성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차별적 고객가치에 보다 집중해 더 절박하게 미래 준비에 대한 실행을 가속화하자”고 당부했다. 미래 준비에서 ‘고객가치’를 핵심 과제로 삼고, 절박한 심정으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고객가치는 ‘선택과 집중’ 전략과 함께 구 회장의 실용주의 경영을 뒷받침하는 어젠다로 평가된다. 구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9년 1월 첫 신년사를 발표하며 LG가 나아갈 방향의 답은 ‘고객’에 있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후 매년 실천 방안을 구체화했다. 2020년 고객가치의 출발점으로 페인 포인트(pain point·불평) 해소에 집중할 것을 당부한 데 이어 2021년 초세분화를 통한 고객 이해와 공감을 강조했다. 2022년엔 고객 감동에 초점을 맞췄다. 한 번 경험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을 만들어 ‘찐팬’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특히 구 회장은 고객가치 실천을 위기 돌파 카드로 삼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경영 환경이 악화됐지만 “일희일비하지 말고 고객을 향한 변화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면서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구 회장의 설명이다.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고객가치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LG인들이 모여 고객 감동의 꿈을 계속 키워갈 때 LG가 고객으로부터 사랑받고 영속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주목할 부분은 절박함이다. 구 회장은 이번 사장단 회의에서 미래 준비를 더 절박하게 나서자는 취지로 독려했다. 사실상 미래 사업 추진에 대한 속도전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구 회장은 인공지능(AI), 바이오(Bio), 친환경 첨단기술(Cleantech)을 LG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이른바 ‘ABC’ 사업을 전개해왔다. 이에 따라 그룹 차원에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전장 및 배터리 사업 강화와 ABC 사업 전략이 사장단 회의에서 논의됐을 것이란 해석이 뒤따른다.

실제 LG그룹은 하반기 경영에 전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 사업 영역에서 실질적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실행 방안을 집중 모색하는 데 사장단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LG그룹 측은 전했다.

소미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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