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고객사 영업·국내 인재 영입에 직접 등판 “한화가 제일 잘해”
2조원 유상증자 단행…2040년 매출 30조원, 영업익 5조원 달성 목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한화오션이 지난 5월 23일 공식 출범하자 거제사업장부터 챙겼다. 보름 만인 6월 7일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사진=한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한화오션이 지난 5월 23일 공식 출범하자 거제사업장부터 챙겼다. 보름 만인 6월 7일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사진=한화

[뉴스워치= 소미연 기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워커홀릭(workaholic)으로 유명하다. 만 27세였던 2010년 1월 ㈜한화에 입사, 경영 수업을 시작한 이래 숨 돌릴 틈 없이 사업 확장에 매진해왔다. 한화의 미래 먹거리로 발굴·육성된 태양광, 방산, 조선, 우주항공 분야 진출은 김 부회장의 작품으로 평가된다. 육해공을 아우르는 ‘한국판 록시드마틴’을 완성하며 부친 김승연 회장의 숙원을 실현했다는데 이견이 없다. 최근엔 조선업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공식 출항한 한화오션의 정상 궤도 안착을 위해 발품을 팔고 있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한화오션에 대한 김 부회장의 애정은 지난 6월 부산에서 열린 ‘MADEX(국제해양방위산업전) 2023’ 방문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평소 언론과 거리를 뒀던 그가 MADEX 전시장 내 마련된 한화오션 부스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기자간담회까지 진행했다. 더욱이 이날 자리는 지난해 8월 부회장 승진 이후 첫 언론 대상 공식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의 데뷔전은 많은 언론의 관심 속에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김 부회장은 취재진 앞에서 “한화오션도 한화그룹의 가족이 된 만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많은 투자와 중장기적 전략을 세우겠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실제 김 부회장은 전방위로 뛰어다녔다. 이달에만 폴란드, 싱가포르로 출장을 떠났다. 각각 현지에서 개최된 ‘MSPO(국제방위산업전) 2023’과 친환경 선박·에너지 전시회 ‘가스텍(Gastech) 2023’에 참석해 한화오션의 기술과 비전을 알렸다. 특히 MSPO 현장에선 전시장을 찾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에게 한화오션이 만든 잠수함을 직접 설명했다.

김 부회장이 소개한 잠수함은 3000t급의 ‘장보고-III 배치(Batch)-II’로, 공기불요추진장치(AIP)와 리튬이온배터리를 적용해 기존(납축전지)보다 잠항 시간을 3배 늘린 하이브리드 디젤 잠수함이다. 잠수함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공동개발한 리튬이온 배터리와 한화시스템의 전투체계가 탑재돼 한화 계열사 간 시너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된다. 현재 폴란드에서 3000t급 잠수함 3~4척을 신규 도입하는 3조원대 사업 ‘오르카(Orka)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만큼 김 부회장의 세일즈는 수주전을 염두에 둔 발빠른 행보로 해석된다.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오션 합병 절차가 완료된 뒤에도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아 경영 정상화 및 미래 사업 추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현지시간) 폴란드 국제방위산업전 MSPO에서 안제이 두다 대통령에게 한화오션의 잠수함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한화오션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오션 합병 절차가 완료된 뒤에도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아 경영 정상화 및 미래 사업 추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현지시간) 폴란드 국제방위산업전 MSPO에서 안제이 두다 대통령에게 한화오션의 잠수함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한화오션

국내에선 미래 인재들을 대상으로 세일즈를 펼쳤다. 김 부회장은 지난 14일 서울대학교에서 진행된 채용설명회 현장을 찾아 “조선 3사 중에 방산을 한화 만큼 잘하는 회사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화그룹은 이미 방산 경쟁력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한화오션도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향후 인력 및 연구소 확대 계획을 설명했다. 앞서 한화오션은 사무직 직원 연봉을 기존보다 약 1000만원 인상해 경쟁사 수준으로 맞췄다. 앞으로도 임금을 포함한 처우 개선을 점진적으로 진행한다는 게 김 부회장의 구상이다.

김 부회장의 광폭 행보는 한화오션이 ‘제2의 한화솔루션’으로 성장할 것이란 그룹 안팎의 기대를 키웠다. 한화솔루션은 김 부회장의 뚝심 경영을 방증하는 계열사다. 태양광 사업 초기인 2012년 독일 큐셀 인수부터 2015년 한화솔라원·한화큐셀 합병을 통한 재정비, 2020년 한화솔루션 출범에 이르기까지 10년에 걸쳐 사업을 진두지휘해 온 사람이 바로 김 부회장이다. 2020년 중국의 저가 공략에 부침을 겪으면서도 태양광 사업을 지켜냈다. 그 결과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영업이익 966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김 부회장은 다시 한번 팔을 걷어붙였다. 한화오션 태스크포스(TF)팀을 신설해 수익성 강화를 통한 안정적인 경영 체제 구축에 나섰다. 기반을 닦기 위한 투자도 동시에 진행한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어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증자로 마련한 2조원은 ▲해외 해양방산 생산거점 확보(9000억원) ▲친환경·자율주행 선박 기술 개발(6000억원) ▲해상풍력 토탈서비스(2000억원)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40년까지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 달성을 노린다.

소미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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