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석상 첫 등장한 전병우 본부장…미래 식품과 콘텐츠 조화 강조
김정수 대표 히트작 ‘불닭볶음면’ 인기 이을 미래 사업 키워 성과 보여야

삼양식품 오너 3세 전병우 본부장이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삼양스퀘어홀딩스
삼양식품 오너 3세 전병우 본부장이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삼양스퀘어홀딩스

[뉴스워치= 정호 기자] 삼양식품 오너 3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내츄럴스) 전략기획본부장이 공식 석상에 등장하면서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전 본부장은 14일 진행된 비전선포식에서 삼양식품의 성과를 직접 점검하고 향후 사업 방향과 60주년을 기념하며 미래 사업 비전을 밝혔다.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가 불닭볶음면으로 매출에 혁혁한 공을 세우며 '1조 클럽' 진입을 바라보는 가운데, 장남인 전병우 본부장이 그 뒤를 이어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전선포식은 삼양식품그룹의 새출발을 알리는 자리였기에 전병우 본부장의 등장은 세대 교체를 위한 초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수 대표의 기조연설 다음 마이크를 이어 받은 그는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도 답변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19일 김정수 대표가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경영 승계가 본격화됐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음식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복합적 사고를 바탕으로 현 시대가 필요로 하는 한 단계 더 진화된 식품을 만든다’는 슬로건을 공개했다. 전병우 본부장이 직접 사업 전면에 핵심으로 나섰다는 평가처럼 미래 사업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그룹 후계자는 미래 사업을 이끄는 중심으로 자리잡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필두로 해외 시장에서 64% 매출을 거둬들이고 있다 외국인 유튜버의 불닭볶음면 도전 영상을 기점으로 북미와 중국 등에서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2017년부터 10억개씩 판매를 하면서 지난해까지 총 40억개 넘게 팔렸다.

문화 콘텐츠로 불닭볶음면이 삼양식품의 경쟁력으로 성장한 만큼 '웰니스(Wellness)' 시장과 다양한 콘텐츠로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게 전병우 본부장이 맡은 주된 역할로 보인다. 이는 사명을 변경한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새 비전과도 연결된다.

김정수 대표는 "전 세계인에게 특별한 문화적 매개체를 만들어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과학기술의 진보와 문화예술로부터의 영감이 잘 융합된다면 창업주의 일념인 '식족평천(食足平天)'의 실현을 도울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가 음식을 통한 건강관리 및 식물성 단백질 사업을 위한 원료인 콩에 대한 기술 연구를 통해 선보일 '푸드케어' 사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머리가 전병우 본부장인 셈이다. 그는 "라운드스퀘어는 우리의 사고방식 자체다"며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이라는 두 축을 융합하면서 사업을 영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는 불닭볶음면을 통해 매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는 불닭볶음면을 통해 매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삼양라운드스퀘어의 비전은 과학기술 기반의 '푸드케어(Food Care)'와 문화예술 기반의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 두 축을 중심으로 성장시켜 나가는 것이다. 비전 실현을 위한 핵심 사업 부문별 전략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통한 맞춤형 식품 개발 ▲식물성 단백질 ▲즐거운 식문화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및 글로벌 커머스 구축 ▲탄소 저감 사업 역량 집중 등이다.

삼양스퀘어랩(前 삼양중앙연구소)은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등 생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 맞춤형 식품을 개발한다. 이 식품으로 질병을 예방하는 '푸드케어(Food Care)'를 실현할 계획이다.

삼양라운드힐(前 삼양목장)은 바른 식품 섭취를 통해 건강을 유지시킬 수 있도록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식물성 단백질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고단백 원물인 콩에 대한 기술 연구를 강화할 예정이다. 콩을 통해 대체육과 라면, 밥, 과자처럼 식품 전반에서 개발을 집중할 예정이다.

삼양애니는 한국 음식의 매력을 디지털 콘텐츠와 e-커머스의 영향력을 통해 확산시켜 글로벌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문화와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미디어플랫폼 등 글로벌 커머스를 구축하고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먹는 즐거움을 전파하는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를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전병우 본부장은 1994년생으로 창업주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의 손자이며 김정수 대표의 장남이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철학을 전공했으며 2019년 9월 삼양식품 해외전략부문 부장으로 입사했다. 2022년부터 삼양애니 대표이사까지 겸직해왔다.

전병우 본부장은 "식물성 단백질 사업이 기후변화와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매개체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양한 응용 제품 연구를 통해 원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소비자에게 더 쉽게 수용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겠다. 60년 전 존재하지 않았던 라면처럼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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