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삶 개선 및 사회변화 기여…“진정한 복지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설립 이래 총 280두 안내견 분양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길러지는 리트리버 견종을 돌보고 있다. 사진=삼성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길러지는 리트리버 견종을 돌보고 있다. 사진=삼성

[뉴스워치= 소미연 기자] “삼성이 처음으로 개를 기른다고 알려졌을 때 많은 이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비록 시작은 작고 보잘 것 없지만 이런 노력이 우리 사회 전체로 퍼져나감으로써 우리 사회의 의식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장애인을 같은 일원으로 거리낌없이 받아들여지는 사회가 ‘진정한 복지’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이 같은 신념은 시각장애인의 눈과 발로 동반자 역할을 하는 안내견 육성 사업으로 이어졌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혜안으로 설립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 유일의 안내견학교로, 1993년 9월 문을 연 이래 매년 12~15두씩 30년 동안 총 280두의 안내견을 분양했다. 현재 76두가 활동 중이다.

삼성은 안내견 사업 30주년을 맞아 19일 경기도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퍼피워커, 시각장애인 파트너, 은퇴견 입양가족 등 안내견의 전 생애와 함께해 온 이들이 참석해 이건희 선대회장의 철학, 30년에 걸친 삼성과 우리 사회 모두의 노력을 되볼아보며 서로에게 감사와 축하를 나눴다. 

30년 동안 흔들리지 않고 안내견 사업을 지속해 온 삼성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행사도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한 윌리엄 손튼 세계안내견협회(IGDF) 회장은 감사패를 전달하며 “삼성은 지난 30년간 진정성있는 노력으로 안내견을 훈련시켜왔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세계적인 기관으로 성장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삼성 안내견과 함께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파트너 4명은 안내견 사업 참여자들에게 감사를 전한 뒤 지난 2개월간 연습한 앙상블로 축하했다. 특히 피아노를 맡은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오랜 시간 안내견과 함께해 온 만큼 이번 공연은 더욱 특별하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기념식을 통해 안내견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의 예비 안내견들. 사진=삼성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의 예비 안내견들. 사진=삼성

안내견은 생후 훈련기간 약 2년과 활동기관 7~8년, 은퇴 뒤 노후 돌봄 등 1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삼성과 시각장애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원봉사자, 정부와 국회, 지자체 등 각계 각층의 사람과 기관들이 동참해야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정부도 안내견의 교육훈련을 지원하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도 삼성의 안내견 사업 30주년을 높이 평가했다. 배 의원은 “안내견은 한 나라의 장애인 복지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결정체”라며 “삼성의 시각장애인 안내견 무상지원 사업은 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전무했던 국내 현실을 뒤바꾸는 위대한 첫발을 내딛은 것으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의 모범 중 모범”이라고 말했다.

이에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은 “지난 30년간 동행을 이어왔던 것처럼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박태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교장도 “이건희 선대회장의 혜안과 신념, 그리고 모든 이들의 사랑과 헌신이 삼성 안내견 사업을 가능하게 했다"며 "아름다운 동행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새로운 30년을 향해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 ‘안내견 분양식과 은퇴식’도 함께 진행됐다. 퍼피워커를 떠난 안내견 8두는시각장애인 파트너 8명과 새 출발을 했고, 안내견으로서 삶의 1막을 끝낸 은퇴견 3두는 노후를 함께 할 입양가족과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삼성은 안내견학교 시설과 훈련·교육 프로그램의 개선,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일 방침이다. 앞서 안내견학교는 견사를 기존의 2배 크기로 확장해 안내견의 번식과 생활을 위한 공간을 더욱 안락하게 꾸미는 공사를 진행했다. 일반인 대상 시각장애 체험 행사 등 장애인과 안내견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도 계속 병행할 계획이다. 삼성은 2022년 세계안내견협회(IGDF)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하며 지난 활동들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았다.

삼성은 “새로운 30년도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이 더욱 행복한 동행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면서  “시각장애인 파트너를 위한 교육 워크숍 횟수를 늘리고 장애인을 배려한 청각 교육자료 비중을 확대하는 등 교육의 양과 질 개선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소미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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