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발행실적·대출형태·단기사채비중 등 분석
단기사채 위주 재편·축소…중견 건설사 유동성 악화

중견 건설업계가 부동산 PF 장벽에 막혀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중견 건설업계가 부동산 PF 장벽에 막혀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박현군 기자]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중견 건설업계의 사업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중견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에서 PF 투자 시 시행사와 건설사의 신용도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가 아니면 PF 대출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중견 건설사들은 상환기간이 짧은 단기사채 위주로 PF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실제 부동산 PF 대출은 만기가 비교적 빠른 단기 PF 위주로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워치>가 한국증권예탁원의 부동산 PF 대출자료를 분석한 결과 월별 부동산 PF 투자금액은 AB단기사채 중심으로 편중돼 있다. 그나마 부동산 PF 신규발행 총액도 하반기 들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발행된 부동산 PF는 총 16조3996억원이며, 이 중 AB단기사채가 13조1791억6000만원으로 부동산 PF 전체 중 80.4%에 달했다. 올해 부동산 PF 중 AB단기사채 형태로 발행된 비중은 1월부터 7월까지 84.7%, 81.2%, 85.2%, 75.6%, 81.1%, 82.3%, 80.9%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부동산 PF 중 초단기 사채성 비중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런 상황이 건설사가 단 한번의 미분양으로 부도를 맞게 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진=박현군 기자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부동산 PF 중 초단기 사채성 비중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런 상황이 건설사가 단 한번의 미분양으로 부도를 맞게 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진=박현군 기자

중견 건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ABCP와 ABS 형태의 중기자금 경우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가 있는 곳에 몰리고 있다. 그나마 유입돼 오던 PF 자금도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

특히 올해 5월 이후 부동산 PF 발행금액은 매월 20조1725억6000만원, 16조7232억1000만원, 14조3398억5000만원, 16조3996억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를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5월 2.8%, 6월 10.9%, 7월 27.1%, 8월 18.0% 감소한 것이다.

부동산 PF는 개발할 부동산 자체를 기초자산(Asset-Backed)으로 해서 증권, 채권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형태다. 부동산 PF는 ABCP, ABS, AB단기사채, AB사채 4가지 형태로 발행되는데, 이 중 ABS는 ‘자산유동화증권’으로 투자자들도 일정한 리스크를 가진다. 반면 ABCP는 기업어음 형태이기 때문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바로 상환해야 한다. AB단기사채와 AB사채는 둘 다 회사채 형태이지만 단기사채의 만기일이 훨씬 짧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부동산 PF 발행액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박현군 기자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부동산 PF 발행액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박현군 기자

중견 건설업계의 유동성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2023년도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2023년 4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SGC이테크건설, 금호건설, 남화토건, 범양건영, 서희건설 등 중견 건설사의 현금성 자산은 1분기 대비 일제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남화토건과 서한은 유동부채가 전기대비 20% 이상 급증했다.

중견 건설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건설업계에서 대형 개발 프로젝트의 신용을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곳은 대형 건설사 몇 개 뿐”이라며 “올해 초 PF 유동성 악화로 금융업계에 위기가 있었던 것은 알지만 PF 투자에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 건설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현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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