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중심 미래 모빌리티 경험 테마 ‘알파블’ 제시…내년 1월 공개
VS사업본부 분사설 일축…콘텐츠·소프트웨어 중점 인수합병 추진

LG전자가 전장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조주완 사장은 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IAA 2023’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오랜 기간 가전과 IT 사업을 통해 쌓아온 고객경험 노하우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전장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조주완 사장은 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IAA 2023’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오랜 기간 가전과 IT 사업을 통해 쌓아온 고객경험 노하우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사진=LG전자

[뉴스워치= 소미연 기자] LG전자에서 추구하는 ‘고객경험’ 차별화 전략이 전장사업으로 확대됐다. 가전사업으로 70년 가까이 쌓아온 노하우를 차량 공간의 혁신 동력으로 삼았다.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로 고객의 생활공간이 차량으로 확장된 만큼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서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에 나설 것이라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비전의 핵심은 ‘알파블(Alpha-able)’이다. 고객의 니즈를 모두 가능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청사진은 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LG전자 최고경영자(CEO)인 조주완 사장이 직접 발표했다. 현지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3’ 개막을 앞두고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한 것이다. LG전자는 스폰서 자격으로 올해 처음 IAA에 참가했다. 별도 전시관을 마련하지 않았지만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사의 전장사업 추진 계획을 밝히며 미래 모빌리티 분야 게임체인저로 이름을 알렸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글로벌 미디어 및 거래선 관계자 약 1000명이 참석했다.

조 사장의 연사 주제는 ‘Taking ‘Life’s Good’ on the Road(이동 공간에서 즐기는 ‘라이프스굿’)’였다. 모빌리티 산업이 ‘놀고 머물고 일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과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SDV(Software Defined Vehicle)’로 진화하고 있다는 판단에 기인했다. 앞서 LG전자는 글로벌 고객 약 3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상생활 속 자동차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 상당수가 ‘나만의 시간(72%)’ ‘개인 공간(43%)’으로 여긴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의미가 부여된 것이다.

따라서 LG전자는 자동차를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Personalized Digital Cave)’으로 재정의했다. 여기에 ‘변형(Transformable)’, ‘탐험(Explorable)’, ‘휴식(Relaxable)’을 미래 모빌리티 고객경험 테마로 제시했다. 이를테면, 자동차 안에서도 집에서 TV를 보듯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거나 디스플레이가 재현한 평화로운 정원 속에서 잔잔한 음악과 함께 좌석의 온열 마사지를 즐길 수 있다. AI 상담을 받으며 하루를 정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주행이 종료되면 유용한 목적지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모두 가능하게 한다는 의미의 표현이 ‘알파블’이다.

알파블이 구현된 실물은 내년 1윌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조 사장은 “앞서 공개된 ‘옴니팟(OMNIPOD)’보다 좀더 흥미로운 내용물이 들어가 있을 것”이라며 “알파블이 공개되면 다른 완성차 브랜드 등에서 우리와 협력하겠다는 곳도 많이 생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옴니팟은 LG전자가 지난해 CES에서 최초로 선보인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다. 즉, 알파블은 옴니팟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되는 셈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IAA 2023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미래 모빌리티 고객경험 테마 ‘알파블(Alpha-able)’을 소개했다. 사진=LG전자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IAA 2023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미래 모빌리티 고객경험 테마 ‘알파블(Alpha-able)’을 소개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차별화된 모빌리티 고객경험을 기반으로 전장사업 확대는 물론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이끌어갈 계획이다. 전장사업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VS사업본부)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ZKW)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이와 함께 지난해 인수한 하이비차저(HiEV Charger)로 전기차 충전 솔루션까지 사업을 확대했다. 각 영역에서 경험 가치를 제고해 사업을 본격 확장한다는 게 LG의 구상이다.

LG전자의 인포테인먼트는 탑승자에게 주행 관련 다양한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동시에 제공한다. 고용량 데이터를 빠른 스피드로 전송하는 텔레매틱스,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과 같은 디지털 인터페이스, 차량 내 발생하는 데이터를 관리·분석하는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등 앞선 기술력으로 완성차 업체에 SDV의 차별성을 부여한다.

LG마그나는 전기차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이파워트레인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제품 커버리지와 고객 확대를 위해 유럽에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신규 공장은 헝가리 북동부 미슈콜츠시에 연면적 2만6000㎡규모로 만들어진다. 공장이 완공되면 LG마그나의 유럽 첫 생산공장으로 기록된다. 향후 고객사들과의 접근성이 높아져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ZKW가 생산하는 스마트 램프도 고객경험 향상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스마트 램프는 차량의 주변 환경과 운전자 상황에 맞게 능동적으로 동작한다. 도로에 의미 있는 정보를 표시해 운전자 및 보행자의 안전을 지키는 방식이다. 

전장사업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만큼 VS사업본부 분사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조 사장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하며 “전장사업이 더 발전하기 위해선 LG전자 내부 소프트웨어 인력도 지원을 많이 받아야 하고, 디스플레이나 생활가전 분야가 전장에서 결합해야 시너지가 날 것이다”고 말했다. 도리어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뒀다. 콘텐츠를 포함한 소프트웨어를 중점적으로 M&A 대상 기업을 물색 중이라는 게 조 사장의 설명이다.

LG전자가 내년 공개를 예고한 ‘알파블’은 디스플레이, 가전제품, 전장기술이 결합된 ‘옴니팟’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내년 공개를 예고한 ‘알파블’은 디스플레이, 가전제품, 전장기술이 결합된 ‘옴니팟’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사진=LG전자

LG전자에서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2013년 6월 출범해 지난 10년간 지속적인 투자와 사업 고도화 과정을 거쳤다. 성과는 급격한 성장으로 나타났다. 현재 LG전자 전체 매출의 12.5%(약 5조510억원)를 차지하며 효자 부문으로 격상했다. 올해 말 수주잔고가 1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사장은 “전장사업이 워낙 잘나가니까 좀 더 잘해보라는 뜻에서 분사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 발표 자료를 토대로 자사 텔레매틱스 추정치를 산출한 결과 지난해 기준 글로벌 점유율 1위(23.3%)를 차지했다.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영역에서도 2021년부터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를 두고 LG전자는 “완성차 업체에 제품과 서비스의 차별성을 인정받으며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며 “SDV로 전환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고객 특화 디자인, 차별화된 고객경험 등을 앞세워 발 빠르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미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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