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부동산 시장 침체에 주택사업 비중 축소…중형건설사 공격적 영업은 PF 시장 경색에 가로막혀

중형 건설업계는 금융권의 PF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로 인해 대형사의 주택사업 축소로 생겨난 기회를 흘려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이로 인해 주태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 = 연합뉴스
중형 건설업계는 금융권의 PF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로 인해 대형사의 주택사업 축소로 생겨난 기회를 흘려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이로 인해 주태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 = 연합뉴스

[뉴스워치= 박현군 기자] 부동산 시장에서 매물이 줄어들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민간 건설사들의 주택개발 착공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 간 주택 착공이 가파르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0년 4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3만~5만5000호 박스권(2020년 8·10월, 2021년 1월 제외)에서 등락을 보이다가 2022년 11월부터 추락을 거듭하면서 1만~2만호 구역으로 떨어졌다.

건설업계에서는  금리 인상과 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리스크 요인이 일정부분 해소되지 않으면 내년에는 1만호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사실상 부동산 시장에서 신규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시장 경색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대형 건설사들이 주택시장 비중을 축소하는 상황에서 중형 건설사들의 약진 기회가 PF 대출 시장 경색으로 인해 박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2년 전부터 PF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주택 사업의 마진이 줄어든 반면 리스크는 높아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는 대신 해외 사업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려왔다. 우리뿐만 아니라 대형 건설사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분양 사태가 한번만 나와도 중·소형 건설사가 도산하고 대형 건설사도 휘청일 정도인데 그런 위험을 안고 갈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중형 건설사들의 주택시장 추가진입이 PF 문턱에 가로막히면서 실제 착공실적이 지난해부터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사진=박현군 기자
중형 건설사들의 주택시장 추가진입이 PF 문턱에 가로막히면서 실제 착공실적이 지난해부터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사진=박현군 기자

이처럼 대형 건설사가 발을 빼는 상황에서는 중형 건설사들이 시장을 선도하며 한 단계 도약을 모색하는 게 정석이다. 중형 건설사의 아파트 브랜드들이 잘 나가는 대형 건설사 아파트 브랜드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는 적기인 셈이다.

하지만 주택시장에서 중형 건설사들의 승부수는 금융권에 의해 사실상 가로막혀 있다. 중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적기라는 생각이다. 리스크가 있지만 충분히 감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인식이 일부 중형 건설사의 시각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실제 공격적인 영업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다. 원인은 PF 시장의 경색에 있다. 건설사가 주택 시공 사업에 참여하려면 브릿지론, 본PF, 중도금 대출보증, 시행사 연대보증 등 금융권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예전과 달리 금융권이 PF 참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PF 자금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금융사들도 ‘리스크 관리’라는 명목으로 회사의 신용도에 따라 투자 규모를 판단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불황 시기를 기회로 만들어 더 성장하기 바라지만 금융의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일부 증권사에서 PF 부실화로 인해 경영 위기 상황까지 왔었다. 이로 인해 PF 투자에 큰 위험이 동반된다는 사실이 증권업계에 확실히 각인됐다”며 “위험성을 최대한 제거하는 게 투자의 기본”이라고 밝다.

박현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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