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e커머스로 몰리는 고객…관심 유도 위해 이색 상품 판매 

고든앤맥패일 프라이빗 컬렉션 밀튼 1949 제품 이미지. 사진=GS리테일
고든앤맥패일 프라이빗 컬렉션 밀튼 1949 제품 이미지. 사진=GS리테일

[뉴스워치= 정호 기자] 명절을 맞아 고급 장기 렌트카부터 이동형 주택까지 판매하는 편의점의 명절 생존전략을 살펴봤다. GS 리테일·CU·세븐일레븐 편의점 3사는 명절 때마다 이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도 1억원대 위스키를 비롯해 안마의자, 순금 콜렉션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형마트와 e커머스는 사전예약을 통해 과일, 육류 등 명절 선물세트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치솟는 물가에 상대적으로 물건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대형마트의 사전예약 비중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던 2021년 설날 롯데마트의 사전예약 비중은 50%였는데, 올해 설날에는 그 비중이 55%까지 올라갔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추석 때 선물세트 사전 예약 비중이 전년 대비 60% 치솟았다고 밝혔다. 고객의 발길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형마트 사전 예약으로 몰리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다 쿠팡을 비롯한 e커머스도 폭 넓은 할인 혜택으로 추석 대목을 정조준하고 있어 편의점의 경쟁력은 예전에 비해 약화된 상태다. 편의점 입장에서는 대형마트·e커머스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색다른 홍보 전략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특히 명절 선물세트 경우 2020년부터 고가와 중저가 구매 빈도가 동시에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편의점 업계는 당시 고가 상품을 판매하는 마케팅을 통해 명절 선물에 대한 홍보 효과를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편의’라는 말 그대로 고객이 원하는 물품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지녔다”며 “이색 상품 판매를 통해 명절 선물세트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을 알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편의점에서 판매한 주요 이색 제품으로는 GS25의 프랑스 최고 와인 세트가 있다. 샤또 1등급 와인을 모은 5대 샤또 와인 세트로 550만원대에 달하는 고가에도 불티나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CU에서는 비접촉식 체온계를 9만원대에 판매했는데 400여개 선물세트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CU는 요트, 고급승용차 장기 렌트 상품, 이동형 주택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사진=BGF리테일
CU는 요트, 고급승용차 장기 렌트 상품, 이동형 주택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사진=BGF리테일

이듬해 편의점 업계의 이색 명절 상품 마케팅은 추석을 맞아 본격화됐다. CU는 요트와 고급승용차 장기 렌트 상품에 이동형 주택까지 판매하기 시작했다. CU에 따르면 이 제품들은 실제 판매까지 이어졌다. GS25는 보석 다이아몬드를, 세븐일레븐은 필라테스 기구를 판매하는 등 명절 선물이 다양화하기 시작했다. 2022년으로 접어들면 10+1 기부 전용 선물세트, 1억원대 오디오, 황금 호랑이, 닌텐도 스위치 등으로 종류가 더 다양해졌다.

이러한 마케팅에 힘입어 편의점 3사의 명절 선물세트 판매량은 상향 곡선을 그렸다. GS25 경우 설날 선물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22.7% 증가했다. 세븐일레븐과 CU는 2021년 추석 명절 선물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50%, 34.4% 증가했다. 이색 선물세트를 판매하면서 퍼진 입소문이 전체 선물 매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편의점은 올해 추석을 맞아 여행 상품과 위스키 라인업을 늘렸다. GS25은 사이판 월드 리조드 숙박권 3박 4일과 4박 5일, 제주살기 상품 등을 판매한다. 세븐일레븐은 일본 북해도, 울릉도 여행 패키지를 마련했다.

위스키는 더 고급화됐다. GS25는 180병 한정 생산한  72년 된 싱글몰트 위스키 고든앤맥패일 프라이빗 컬렉션 밀튼 1949를 1억원에 판매한다. CU도 글렌그란트 60년산을 3400만원대 가격으로 판매하며 고가 위스키 경쟁에 뛰어들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인기몰이 중인 하이볼 선물세트를 새롭게 선보였다.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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