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희승 전 사장, 지난해 국정감사서 ‘2023년 RE100 선언’ 입장 밝혀
1일 착수 연구용역 150일 소요…사실상 연내 ‘RE100 선언’ 어려워져
이소영 의원 “국감서 코레일 기후위기 대응 노력 철저히 검증할 것”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사옥 전경. 사진=코레일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사옥 전경. 사진=코레일

[뉴스워치= 김동수 기자]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올해까지 한국형 RE100(K-RE100) 가입을 선언한 가운데, 이러한 목표가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커졌다. 이달 초 관련 연구용역을 시작했지만 기간만 5개월이 소요돼 연내 가입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K-RE100 가입 여부는 국정감사에서 나온 선언이었던 만큼, 코레일이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공수표를 던진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28일 <뉴스워치> 취재에 따르면 코레일은 지난달 31일 ‘한국철도 RE100 연구용역’을 계약해 이달 1일 연구에 착수했다. 입찰 공고문에 따르면 이번 연구용역은 이 회사의 K-RE100 가입을 위한 선행 작업으로 분석된다. 연구용역 목적 중 하나가 코레일의 에너지 공급원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RE100 이행방안 수립이기 때문이다.

세부 내용도 RE100 이행을 위한 다양한 과업으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RE100 배경 및 현황 ▲한국철도공사 전력사용 분석 ▲RE100 이행 여건 분석 ▲RE100 이행 포트폴리오 도출 방법론 ▲RE100 이행방안 수립 및 경제성 분석 등을 과업 범위로 지정했다.

앞서 코레일은 올해까지 RE100 선언을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나희승 전 코레일 사장은 지난해 10월 21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나희승 전 코레일 사장이 지난해 10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희승 전 코레일 사장이 지난해 10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희승 전 사장은 당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코레일은 원래 2026년까지 RE100 가입할까 말까 이런 애매한 입장이었는데, 3년 앞당겨서 내년에 선언을 하겠다, 이렇게 들었다. 맞는가”라는 질문에 “맞다”고 대답했다.

코레일이 당초 2026년이었던 RE100 선언 시기를 2023년으로 앞당기겠다며 입장을 바꾼 것이다. 나 전 사장이 이 자리에서 언급한 RE100은 K-RE100을 지칭한 것이라는 게 코레일의 설명이다.

문제는 공식 석상, 그것도 국정감사에서 기관장이 연내 RE100 선언을 공언했지만 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코레일이 발주한 RE100 관련 연구용역 기간은 150일. 착수일이 이달 1일인 점을 고려하면 연구용역 완료 예정 시기는 올해 12월 말이다. 코레일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연구용역 완료 후 며칠 내에 RE100을 선언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레일은 관련 연구용역 기간을 감안해 ‘2023년 RE100 선언은 현재로서 불가능해 보인다’는 <뉴스워치> 질의에 “RE100 가입은 용역 결과에 따라 추후 검토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소영 의원은 이와 관련해 “코레일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공기업으로서 재생에너지 확대에 앞장서야 함에도 불구, 국정감사에서 약속한 것마저 지킬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국정감사에서 코레일의 기후위기 대응 노력에 대해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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