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발행한 적 없어…유통 중인 증권형 토큰 ‘HOBT’는 회사와 관련 없는 사항
HD현대오일뱅크서 유통 상황 파악 후 경찰 수사 의뢰…홈페이지에 주의 안내문 게재

HD현대오일뱅크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올라온 HOBT 발행 사기 관련 주의 당부 안내문 모습. 캡처=최양수 기자
HD현대오일뱅크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올라온 HOBT 발행 사기 관련 주의 당부 안내문 모습. 캡처=최양수 기자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HD현대오일뱅크가 자사의 이름을 사칭한 증권형 토큰이 유통되고 있어 주의를 당부하고 자사 홈페이지에 주의 당부 안내문을 올리고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찰 수사를 의회하는 등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

24일 <뉴스워치>에서는 HD현대오일뱅크에 문의한 결과 “HOBT는 HD현대오일뱅크와 관련이 전혀 없다. 이 토큰이 언제부터 발행이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저희가 온라인 상에서 HOBT가 발행 및 유통된다는 사실을 발견을 해서 선제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사기 토큰에 대해서 주의할 것을 당부하며 미리 홈페이지에 안내문을 올렸다. 그리고 경찰에 관련 피해자가 없도록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미 경찰에서는 신고를 받고 수사 중인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HD현대오일뱅크에서는 자체적으로 토큰을 발행한 적이 전혀 없으며 ‘HOBT’는 회사와 관련 없는 사항이다”고 덧붙였다.

이미 증권형 토큰 ‘HOBT’(현대오일뱅크토큰) 유통 정보가 유튜브, 블로그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해 퍼지면서 ‘가짜 토큰’ 주의보가 발령됐다.

온라인에서 떠돌고 있는 HOBT는 HD현대오일뱅크와 관계없는 거짓 정보다. 이에 대해 HD현대오일뱅크도 자사 홈페이지에 “최근 온라인 등에서 HD현대오일뱅크의 전신인 ‘현대정유의 구주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증권형 토큰 ‘HOBT’가 유통되고 있어 고객 여러분의 주의를 당부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HOBT를 현대정유의 구주권과 1:1로 교환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현대정유가 발행한 것으로 기재돼 있는 구주권은 모두 위조된 것으로 무효이며(대법원 2017.10.26. 선고 2017다257227 판결 등 다수), 위 토큰 발행과 관련해 HD현대오일뱅크는 전혀 관련이 없음을 알려 드린다”고 밝혔다.

더불어 “아래 신문 광고에 포함된 구주권 역시 위조된 것이니 광고에 현혹돼 피해를 보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비트코인(bitcoin)같은 가상화폐(Virtual Currency)가 인기를 끌면서 NFT(대체 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 등 화제를 불러모은 바 있다. 특히 NFT의 상당수가 증권형 토큰(STO·Security Token Ottering)으로 넘어가고 있어 수익성을 보고 투자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증권형 토큰이란 유·무형 실물자산이나 금융자산의 지분을 작게 나눈 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특정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가상 자산인 토큰 형태로 발행한 증권으로 정확한 명칭은 ‘토큰증권’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증권형 토큰을 합법으로 인정하고 몇몇 토큰의 정식 발행을 허용키로 하면서 일부 업자들의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와 관련된 HBOT도 증권형 토큰을 활용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며 투자자를 유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현대정유를 이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정유는 2002년 현대오일뱅크로 사명을 변경했다.

HBOT를 무상 또는 유상으로 판매하는 업자들은 HOBT와 현대정유 구주권을 1대 1로 교환할 수 있다는 식으로 홍보하며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 블록체인을 통한 주주권리 부여와 매월 4%, 6개월간 24% 이상의 이자 지급을 약속했다. 하지만 HD현대오일뱅크는 현대정유에서 발행한 것으로 기재된 구주권은 위조이며 무효라고 강조했다.

이미 현대정유 구주권은 10여차례 법원 판결을 통해 모두 위조로 밝혀졌다. 구주권 소유자들은 2000년대 후반부터 회사를 상대로 주주명의 개서 등의 소송을 냈지만 전부 패소한 상황이다.

한편 HD현대오일뱅크의 선제적인 조치로 현재 인천경찰청에서는 HOBT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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