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선싱’ 내년 1분기 출시…저가형 시장 경쟁 치열
LG엔솔, 2025년 생산 계획 “제품 완성도 높이고 있어”
SK온, 3월 시제품 공개로 가장 빠른 속도…양산은 아직
삼성SDI, 국내 최초 생산라인 구축 “늦은 만큼 열심히”

SK온이 지난 3월 ‘인터배터리 2023’에서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처음으로 LFP 배터리를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SK온이 지난 3월 ‘인터배터리 2023’에서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처음으로 LFP 배터리를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소미연 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주력으로 삼아온 삼원계(NCM·NCA)의 기술 격차는 유지하면서, 보급형·저가형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사실상 중국 기업이 타깃이다. CATL, BYD 등이 탄탄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저가 공세를 펼치며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점유율에서 양사가 차지한 비중만 절반(52.5%)이 넘는다. 

특히 CATL의 신제품 출시는 배터리 3사의 LFP 배터리 개발 속도에 불을 붙이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LFP 배터리는 중국의 주력 제품으로 리튬(Li), 철(Fe), 인산(P)이 주재료다. 상대적으로 비싼 니켈(Ni)과 코발트(Co)는 첨가되지 않아 가격이 저렴하다. 대신 에너지 밀도가 떨어진다. 이에 따라 주행거리가 짧고 충전 성능이 좋지 않다. 온도가 낮은 겨울철엔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한 게 CATL에서 최근 발표한 신제품이다. 

CATL의 주장대로 신제품 성능이 검증되면 업계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완성차 업계의 배터리 채택률이 삼원계에서 LFP로 무게가 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완성차 업계의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 전기차 모델이 대거 늘어나면서 가격 경쟁이 본격화되자 가성비를 배터리 선택의 우선순위로 두게 됐다. 배터리는 전기차 비용의 약 40%를 차지한다. 업계 1위 테슬라도 모델Y에 LFP 배터리를 장착해 판매 가격을 낮췄다. 

중국 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 CATL에서 LFP 배터리 신제품 ‘선싱’ 개발과 양산 계획을 발표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CATL
중국 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 CATL에서 LFP 배터리 신제품 ‘선싱’ 개발과 양산 계획을 발표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CATL

CATL의 신제품은 ‘선싱(Shenxing)’으로 명명돼 내년 1분기 출시될 예정이다. 저렴한 가격에 기존 제품 대비 성능까지 향상돼 배터리 업계는 물론 완성차 업계의 관심도 높다. 그간 고성능 제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해온 국내 배터리 3사로선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LFP 배터리를 앞세운 CATL은 내수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점유율 27.2%를 기록하며 업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28.7%)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위주로 탑재되던 LFP 배터리가 미국과 유럽 등으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도 본격 대응에 나섰다. 올해 중국 남경 공장 삼원계 라인 일부를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양산을 준비 중이다. 2025년부터는 전기차용 LFP 배터리도 생산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지난달 27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LFP 배터리가 전기차 시장에서 기존 전망 대비 꽤 큰 비중을 차지하며 중요한 솔루션으로 자리 잡을 것은 틀림없다”며 “구체적인 일정과 생산 계획 등은 검토 중이나, LFP 제품 개발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온과 삼성SDI도 LFP 배터리 시장 진출을 알렸다. 특히 SK온은 지난 3월 ‘2023 인터배터리’에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하며 3사 가운데 가장 빠른 개발 속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양산 시점은 아직 미정이다.

삼성SDI는 경쟁사 대비 시장 진입이 늦었다. 코발트를 제외한 ‘코발트 프리’ 배터리 개발을 저가 배터리 전략으로 고수해왔다. 하지만 지난 3월 최윤호 사장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직접 LFP 배터리 개발 진행을 밝히면서 국면이 빠르게 전환됐다. 중국 상하이에 R&D 센터를 설립해 개발에 본격 착수한 데 이어 국내 최초 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울산산단에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미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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