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늘어나는 명절 쓰레기 문제 해결할 실효성 있는 제도 필요

명절에 발생하는 쓰레기 종류는 주류 빈병, 과일 껍질, 트레이 등으로 다양하다. 사진=연합뉴스
명절에 발생하는 쓰레기 종류는 주류 빈병, 과일 껍질, 트레이 등으로 다양하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정호 기자]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추석 선물세트 포장지와 관련해 친환경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소비자가 지향하는 가치에 따라 물품을 구매하는 문화, 즉 가치소비는 친환경 포장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존 트레이(플라스틱 갑)가 상당수 종이로 대체됐으며 보냉 가방 환급 제도를 새롭게 마련했다.

유통업계는 할인율을 높인 추석선물 사전 예약 혜택을 앞세워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초저가 상품부터 고급 선물세트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지난해 추석 때 홈플러스는 전년 대비 사전예약 비중이 60% 높아졌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또한 사전예약 할인 품목 수를 30% 늘렸다.

이번 추석은 긴 연휴 기간과 코로나19 제한 조치가 해제됨에 따라 마케팅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9월 28일부터 개천절인 10월 3일까지 쉬는 날을 연장할 수 있다. 최대 6일 연휴를 보낼 수 있는 셈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추석 연휴가 개천절 포함 최장 6일로 길기 때문에 좀 더 빨리 선물세트를 준비하려는 고객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만큼 배출되는 명절 쓰레기양도 늘어날 수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의 부메랑 효과로 선물 포장지 등으로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를 이번에도 피해갈 수 없는 셈이다. 명절에 발생하는 쓰레기 종류는 주류 빈병, 과일 껍질, 트레이 등 다양하다. 특히 식재료 포장지와 선물세트를 비롯한 포장 쓰레기가 급증한다.

자원순환센터는 매년 명절 때마다 선물 포장 쓰레기와의 전쟁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군구 지방자치단체도 분리배출 기준을 내세우며 관리 감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쓰레기의 원인인 선물세트를 판매한 판매처 즉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책임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 명절 준비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가 ‘친환경’이 됐다. 지난해 추석 롯데백화점은 무항생제 생물 새우와 장어, 신세계백화점은 무코팅 재생용지 종이박스, 현대백화점은 유기농 한우세트 등을 선보였다. 올해 설날에도 롯데마트는 페트병을 재활용한 한우 가방, 이마트는 생육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과일 선물세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업계의 활발한 가치소비 마케팅과는 달리 무늬만 친환경인 ‘그린워싱’ 논란도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과일의 경우 버려지는 껍질 대다수가 쓰레기가 되고, 폐기 과정에서 다른 환경오염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소비자가 스스로 분리배출을 엄격히 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는 이유다.

포장지만 바꾸는 것이 아닌 친환경 움직임에 실효성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도 나온다. 이마트는 기존 포장재질을 바꾸는 것에 환급 제도를 더했다. 한우 냉장 세트를 담은 보냉가방을 반환한 고객에게 상품권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회수된 가방은 외부 세척과 내부 세척, 스티커 제거 등 집중 세척, UV 살균 등 총 4단계의 과정을 거쳐 재사용될 예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보냉가방 리사이클링 제도에 포함된 40여종 축산 선물세트의 지난해 추석 판매량은 약 7만개로 100% 회수시 약 21.6톤의 보냉가방 폐기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한우 품종 개량을 통해 온실가스 발생량이 적은 암소를 선별해 저탄소 한우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사육 기간도 기존 30개월보다 적은 최대 25개월 정도다. 일반 한우 선물세트 대비 탄수 배출량을 45~65%정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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