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로보틱스 10월 출범…그룹 투자 및 계열사 시너지 기대
김동관 부회장의 미래 먹거리 관심이 ‘뚝심 경영’으로 재현

한화의 협동로봇 HCR(Hanwha Collaborative Robot) 어드밴스드(Advanced) 모델 HCR-3A, HCR-5A, HCR-12A. 사진=한화
한화의 협동로봇 HCR(Hanwha Collaborative Robot) 어드밴스드(Advanced) 모델 HCR-3A, HCR-5A, HCR-12A. 사진=한화

[뉴스워치= 소미연 기자] 한화그룹이 로봇 사업을 본격화한다. 지주회사격인 ㈜한화에서 모멘텀 부문의 FA사업부 내 협동로봇과 AGV(Automated Guided Vehicles·무인운반차) 사업을 분리해 신설법인 ‘한화로보틱스㈜’를 설립할 계획이다. 한화(현물출자)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현금납입)가 함께 투자하는 조인트벤처 형태로 추진된다. 이에 따라 지분은 각각 68%와 32%를 차지한다. 출범 시점은 오는 10월이 목표다.

한화로보틱스는 출범과 동시에 성장 가속도를 달릴 전망이다. 로봇 시장의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데다 한화의 공격적 투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업을 붙였다가 떼어내는 한화 특유의 사업 육성 공식이 이번에도 재현됐다는 게 재계의 설명이다. 태양광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한 한화솔루션, 분산된 방산 사업을 한데 모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여기에 실탄 마련도 용이하다. 합작 투자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1400억원(2분기 기준)에 달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 요소다. 특히 한화오션과는 이미 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한화모멘텀이 글로벌 대리점 및 협력사 관계자들을 경남 거제 소재의 한화오션 본사에 초청해 협동로봇을 활용한 용접자동화를 선보였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협력해 업무 수행이 가능한 로봇으로, 기존 산업용 로봇보다 안전 기능이 강화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화는 HCR(Hanwha Collaborative Robot) 시리즈로 제품군을 확장해오고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한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한화

재계의 시선은 다시 김동관 한화 부회장으로 향한다. 태양광 사업을 그룹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워낸 ‘경영 매직’이 로봇 사업에서도 발현되지 않겠느냐는 해석에서다. 실제 한화큐셀의 전신인 독일 태양광셀 제조기업 큐셀 인수를 진두지휘한 사람이 바로 김 부회장이다. 큐셀 인수 후엔 최고전략책임자(CSO)로서 사업 전반을 관리했다. 10년 넘게 뚝심으로 지켜온 태양광 사업은 현재 자산 규모 10배, 매출 30배 성장하며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서 그룹 사업 재편과 중장기 전략 사업 추진을 책임지는 전략부문 대표직도 겸임하고 있다. 이번 신설법인 설립과 관련 로봇 사업을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 1월 그룹 본사를 방문한 미국 로봇 회사 고스트로보틱스 한국법인의 사족보행 로봇 시연에도 김 부회장이 직접 참관했다는 후문이 이 같은 해석에 무게를 더한다. 업계에선 김 부회장의 관심이 사업 확대로 이어졌다는데 입을 모은다.

사업 전망은 밝다. 노동력 부족, 인건비 상승 등 전 세계적인 사회구조 변화에 맞물려 로봇 시장의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한화는 국내 시장이 올해 1300억원 수준에서 2027년 5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유럽·북미·중국을 중심으로 8조5000억원까지 성장 가능성을 예측했다. 

소미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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