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탈레가온 공장 내연기관 차 생산…첸나이 현대차 공장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교체
생산역량 확충 통해 점유율 확대 모색…아시아 전기차 허브 구축에 대규모 투자 예상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인도 첸나이 공장을 돌아보면 임직원들과 중장기 성장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인도 첸나이 공장을 돌아보면 임직원들과 중장기 성장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뉴스워치= 박현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 시장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7일부터 이틀간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와 현대차 인도공장을 방문해 현지 임직원들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논의하는 한편, 16일에는 GM의 인도 내 탈레가온 공장의 자산 인수를 완료했다.

현대차는 GM 탈레가온 공장을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시설로 전환한 후 2025년부터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는 탈레가온 공장 가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인도 첸나이 공장 내 여유 라인부터 전기차 생산 라인으로 전환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GM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한 이유와 관련해 “급성장 중인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하고 빠르게 진행될 인도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전환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 후퇴 속 인도 시장만 나홀로 성장세 

현대차가 인도 시장에 주목한 까닭은 내연차 시장에서 전기차 시장으로 넘어가는 초입에서 유일하게 성장하는 시장이라는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도의 승용차 시장은 현재 연 389만대 수준으로 중국의 20%, 글로벌 신차 시장의 4~5%에 불과해 인구보유수와 경제성장율 대비 잠재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인도 정부의 경제우선정책과 그에 따른 경제발전 속도, 인도 내 주요 대기업들의 전략 등을 종합 고려할 때 인도 승용차 시장은 2028년을 기점으로 500만대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5년 동안 77.8% 성장세를 전망한 것이다.

반면 전통적인 자동차 선진국으로 불려온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영국, 브라질 등의 자동차 시장 규모는 5년 전보다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고금리·인플레이션 장기화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도 지난해 대비 하락하면서 정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가 인도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인도 자동차 시장과 관련해 문용권 연구원은 17일 보고서에서 “인도는 세계 최대 인구 국가로 부상했지만 승용차 시장 규모는 연 389만대 수준으로 중국의 20%, 글로벌 신차 시장의 4~5%에 불과하다”며 “승용차 보급 수준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미래 잠재 성장성이 크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도 “인도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구를 바탕으로 지난해 476만대의 신차가 판매돼 중국 2320만대, 미국 1420만대에 이어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에 올랐다”며 “그러나 판매 규모가 아닌 성장율로는 단연 1위다. 특히 승용차 시장은 현재까지 380만대 규모지만 2030년에는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인도 자동차 시장 점유율 2위 자신감

현대차그룹의 공세적인 인도 전략은 인도 내 자동차 시장의 폭풍 성장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간 실적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에 근거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에서 총 55만2511대를 판매해 14.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마루티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34만6711대를 판매해 14.6%의 점유율로 2위를 유지하고 있다.

2030년 인도 자동차 시장 규모가 500만대 수준에서 14.5%의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으로 가정할 경우 무려 109%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이다. 현대차 인도 공장의 자체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GM 탈레가온 공장의 생산역량을 더해 점유율을 조금만 더 올리면 150% 이상 성장률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첸나이 공장이 위치한 타밀나두주와 협약을 통해 올해부터 10년간 전기차 생태계 조성과 생산설비 현대화 등에 2000억 루피(약 3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이번에 탈레가온 공장 인수가 완료되고 2025년 양산이 시작되면 공장에 대한 직접 투자는 물론 부품사 유치, 물류 체계 구축 등 차량 생산 및 판매와 연관된 자동차 밸류체인 형성에 따른 직·간접적 투자가 연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또 배터리팩 조립공장 신설과 주요 거점 내 고속 충전기 100기 설치 등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인도 자동차 시장 2위 업체로서의 인지도를 앞세워 인도 내에서 현대차의 배터리·충전기 표준을 확립하고 전기차 생산 역량과 인프라를 확충해 아시아 지역의 주요 거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인도 타밀나두주의 수상과 면담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인도 타밀나두주의 수상과 면담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인도 정부의 전기차 산업 육성 의지도 한몫

현대차의 이같은 투자는 전기차 인프라에 대한 인도 정부의 의지도 한몫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강력한 전동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캠페인을 펼치며 전기차 보급 확대와 자국 내 자동차 산업 성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박현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