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출석
당대표 취임 후 네번째 “영장청구 땐 제 발로 심사받겠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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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치= 김도형 기자] 백현동 개발 특혜 사건의 최종 결정권자로 지목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배임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전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면 제발로 출석해 심사받겠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의 회기 중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법원을 찾아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말한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2월 대장동·성남FC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을 부결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24분께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인근 법원삼거리에 도착한 뒤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나누고 미리 준비한 메시지를 읽었다.

이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소환조사에 열번 아니라 백번이라도 떳떳이 응하겠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면 제발로 출석해 심사받겠다. 저를 위한 국회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회기 중 영장청구로 분열과 갈등을 노리는 정치 꼼수는 포기하라”며 “공포통치 종식과 민주정치 회복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제물이 되겠다”고 했다. 검찰 수사에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이 대표는 “먼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정치가 국민의 삶을 보살피고 걱정거리를 덜어드려야 하는데 오히려 정치가 국민들을 걱정하게 하고 있다”며 “정치인 한 사람으로서 국민의 이 어려운 삶을 제대로 바꿔 내지도 못하고 정쟁으로 이런 험한 모습을 보여드려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를 희생제물 삼아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정치 실패를 덮으려는 것”이라며 “없는 죄를 조작해 뒤집어씌우는 국가폭력, 정치 검찰의 공작 수사”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단 한푼의 사익도 취한 적이 없다”며 “티끌만한 부정이라도 있었다면 십여년에 걸친 수백번의 압수수색과 권력의 탄압으로 이미 가루가 되어 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재명은 죽여도 민생은 살리라”면서 “아무리 이재명을 소환해도 정권의 무능과 실정은 가릴 수 없다. 국민을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권의 국가폭력에 맞서 흔들림 없이 국민과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입장문 발표 후 청사 현관에서 “무도한 일을 벌인다고 이 무능한 정권의 정치 실패, 민생 실패가 감춰지지 않는다”고 말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

‘백현동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가 받는 혐의는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이재명 캠프 선대본부장을 지낸 김인섭씨의 로비를 받고 백현동의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를 4단계 상향시켜주면서 민간업자에게 수천억원대의 개발이익을 안겨 줬다는 것이다. 앞서 이 대표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1번,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으로 2번 검찰에 출석해 조사 받은 바 있다.

이 대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백현동 의혹과 관련한 이날 검찰 조사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내용이 담긴 30쪽 분량의 진술서를 검찰에 제출하고 대부분의 답변을 갈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도형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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