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우세 속 수소차 잠재력 여전…퍼스트 무버 현대차 쌍끌이 전략

수소차가 충전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소차가 충전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박현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를 향한 퍼스트 무버 역할을 자처하며 전기차 시대를 활짝 열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부문에서 글로벌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아이오닉5·6 시리즈도 유럽에서 극찬을 받았다. 정의선 회장은 미국 뉴스위크지로부터 ‘올해의 최고 혁신가’로 선정되는 등 승승장구 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국내외 전기차 시장이 일시 정체 상태를 겪었고 테슬라의 저가공세 및 배터리 자체 표준화 등을 통한 견제와 중국 정부를 등에 업은 BYD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또한 BMW, 람보르기니, 포드, 메르세데스 벤츠 등 미국과 유럽의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와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에 하나둘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전기차, 미래차 경쟁 속 포화 상태

올해부터 전기차 시장이 블루오션에서 레드오션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모터인테리전스에 따르면 상반기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55만7330대로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2021년 94% 증가율에 비해 절반으로 꺾인 것이다. 유럽 상황도 다르지 않다.

상반기 기준 현대차그룹의 대 유럽 전기차 판매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했고, 폭스바겐 경우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 자동차 판매가 같은 기간 30%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자동차 시장조사기관인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 성장율은 13.7% 그쳤다. 성장은 했지만 2022년(75.6%)과 2021년(78.0%)에 비해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습니다.

여기에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와 전동화 방침을 줄줄이 선언하고 있다. 먼저 메르세데스벤츠와 볼보는 2030년까지 모든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네럴모터스(GM)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전기차만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스텔란티스는 2025년부터 신차 경우 전기차만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과 BMW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50% 혹은 그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람보르기니도 2028년부터 순수 전기차 생산 계획을 수립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2030년부터 디젤엔진 자동차 선진 기업들과 전기차로 다시한번 맞붙게 되는 셈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유럽 자동차 명가들이 역사와 전통 그리고 기술력 측면에서 우위에 있었지만 전기차 세상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퍼스트 무버로서 더 깊은 역사와 전통을 갖춘 글로벌 자동차 명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에 밀린 수소차 미래 밝아

수소차는 디젤 자동차 퇴출 이후 전기차와 함께 미래 자동차를 짋어질 주인공으로 주목받았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수소차 넥쏘를 출시하고 미국 켈리포니아주에 수소차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그 결과 글로벌 수소차 시장의 50%를 점유하는 등 공고한 위상을 구축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소차는 미래 모빌리티 경쟁에서 전기차에 밀리는 모양새다. H2 리서치의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 7710대로 전년 동기 9424대에서 18.2% 감소했다.

미국에서는 올해 상반기 1827대를 판매해 23.7% 점유율을 보였다. 이는 전년 동기 1834대 대비 0.4% 감소한 것으로 점유율에서는 17% 감소했다. 유럽은 상반기 322대를 판매해 4.2% 점유율을 보였다. 전년 동기 254대 대비 27% 증가한 것으로 점유율은 1.5% 감소했다.

한국은 상반기 2964대를 판매해 38% 점유율을 보였다. 전년 동기 4931대 대비 40.6% 감소한 것으로 점유율에서는 1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지역에서는 상반기 2597대를 판매해 33.7%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는 전년 동기 2405대 대비 25.5% 증가한 것으로 점유율은 8.2% 감소했다.

수소차 시장의 부진은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소차 제조·판매 글로벌 1위 기업을 보유하고 보급율도 가장 높은 편인 우리나라조차 수소차 충전 시설 수가 143곳에 불과하다. 제주의 경우 도내 수소차 충전 시설이 단 1곳 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어느 순간 연료 충전을 못해서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구매의욕을 낮출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화석 연료를 온전히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한 대안 에너지로 수소가 거론되고 각국 정부가 수소 인프라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소차가 디젤차의 대체제로 활용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전망이다.

하이브리드,  전기차로 가는 과도기적 선택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디젤엔진과 전기모터를 동시에 사용하는 자동차로 수소차 혹은 전기차로 전환하기 전 과도기적인 성격을 지닌다.

람보르기니는 전기차 체제로 완전히 전환하기 전 우르스와 우라칸을 하이브리드로 바꿀 예정이다. BMW, 포드 등도 디젤차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거쳐 전기차로 넘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와 관련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는 품질과 효용성 면에서 미래 가치가 뛰어나지만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다. 반면 람보르기니, BMW, 벤츠 등은 전통 자동차 명가로서 완성된 브랜드다”며 “전기차와 전동화의 미래와 기존 자동차 명가라는 전통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현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