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골프’에 ‘과하지욕’ SNS 논란…국민의힘 총선 악재 제거 의도
홍준표 대권행보 일시정지…김기현 당대표와 갈등 더 고조될수도

홍준표 대구시장이 26일 경북 예천군 감천면 천향2리에서 사흘째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왼쪽)이 26일 경북 예천군 감천면 천향2리에서 사흘째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김도형 기자]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26일 폭우 골프 논란을 빚은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당원권 정지 10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당 소속 시·도지사에 대해 징계를 내린 것은 홍 시장이 경남도지사로 지내던 2015년 7월 당시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당원권 정지를 받은 이후 8년 만이다. 

홍 시장은 지난 15일 경북에 폭우가 쏟아져 인명 피해가 발생할 당시 골프를 친 것이 문제가 됐다. 홍 시장은 "주말에 테니스치면 퇴고 골프 치면 안되나" 등 입장을 냈다가 더 큰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당 차원에서 진상 조사를 실시하고, 윤리위가 징계를 개시하기로 결정하자 홍 시장은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 이후에도 자신의 SNS에 '과하지욕(跨下之辱·큰 뜻을 위해 치욕을 견딘다)'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자진 삭제하는 등 논란을 끊어내지 못했다. 

황정근 윤리위원장은 "본인이 이미 사과하고 수해 복구 활동에 참여했지만 행위 시기와 행위에 이르는 경위 및 그 이후 사정 등에 비춰 보면 당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 일반의 윤리 감정과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윤리위 규정 및 규칙을 엄중하게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윤리위가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내년 총선이야말로 어느 정당이 혁신하고 개혁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번 윤리위 결정을 계기로 다시는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기만을 바란다”고 요청했다.

당원권 정지 10개월 처분을 받은 홍 시장으로서는 대구시장 직무 수행에 지장이 없지만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홍 시장은 대구·경북 물갈이론을 꺼내는 등 총선 공천 관여를 예고하기도 했으나 당원권 정지로 TK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대권을 노리는 홍 시장 입장에서 수족이 잘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내년 총선에서 홍준표 악재를 차단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홍 시장은 윤리위 징계 후 자신의 SNS를 통해 "더 이상 이 문제로 갑론을박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더 이상 갈등이 증폭되고 재생산 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나는 아직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있다"고 했다. 

홍 시장은 또 자신의 소통 채널인 '청년의 꿈'에서 지지자들에게 "괜찮다" "발언권은 정지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 때문에 여권 안팎에서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홍 시장의 갈등이 더 고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도형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