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칼럼]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 얼마 전에는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자신이 가르치는 학급의 학생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전치 3주 진단을 받는 일도 있었다. 미친 세상이다. 교육현장에서 “학생 인권은 있어도 교사 인권은 없다”라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돌던 말이었다.

최근에 교육 시스템 내에서 커다란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교사의 권위가 지속해서 추락하고 부모의 과잉 간섭이 물의를 일으켰다. 한때 개인의 성장과 지적 발달의 기반으로 존경받았던 교육은 이제 공교육의 몰락과 교사에 대한 존경심의 침식, 교실에 대한 부모의 간섭 증가로 인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당황스러운 변화는 학습 환경을 손상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발전도 방해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교사는 멘토와 안내자로서 학생들이 학문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그러나 현시대에 힘의 균형이 바뀐 것 같다. 부모의 도를 넘는 간섭이 커짐에 따라 교사 결정의 정당성이 의심되고 그 권위가 훼손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러한 추세는 교육자의 자신감과 교사가 교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하락을 주도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시험 점수와 학업 성취도에 관한 관심 증가이다. 자녀의 미래에 대해 염려하는 부모는 종종 자녀가 최고의 성적을 거두도록 교사에게 압력을 가한다. 학문적 우수성은 물론 중요하지만, 비판적 사고, 창의성 및 감성 지능을 육성하는 더 큰 목표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

또한, 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학부모는 수업 시간 내내 자녀에게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동시에 학부모가 학교 시간 중에 발생하는 문제에 개입하는 확률이 더 커질 수 있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교사는 종종 자신의 권위를 희생시키면서 학생과 학부모 사이의 복잡한 줄다리기를 하게 된다.

부모의 과잉 간섭과 교권 추락의 결과는 다양하다. 첫째로 무엇보다도 규율과 구조가 부족하여 학습 분위기가 나빠진다. 학생들은 궁극적인 권한을 가진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 혼란스러워할 수 있으며, 이는 규칙과 경계가 모호한 환경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응집력 있고 훈련된 교실 환경은 효과적인 학습과 학생 성장에 필수적이다.

두 번째, 이러한 추세는 개인이 교육 분야에서 경험을 쌓는 것을 방해할 수도 있다. 교사에 대한 존경심 부족과 부모의 끊임없는 간섭은 어린 마음을 형성하는 데 평생을 바친 교육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 교직은 숭고하고 매력적인 소명이어야 하지만 현재의 환경은 잠재적인 교육자를 내몰고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의 질에 악영향을 미치는 여지를 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세 번째로 학생의 미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당하지 못한 학부모의 간섭과 이로 인해 왜곡되는 과정을 바라보며 학생은 사회의 정당성과 진실성을 의심하게 된다. 자신만이 잘되면 그뿐이라 생각하고 이러는 와중에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고 사물을 이용하려는 습성에 젖게 되고 결국 본인의 인생을 어렵게 만든다.

교사는 자신의 전문성과 학생의 필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과 자율성을 부여받아야 한다. 동시에 부모는 교사가 자녀의 최선의 이익을 염두에 두고 훈련된 전문가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학부모와 교사는 학생의 성장과 복지라는 공통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신뢰와 존중의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건설적인 대화와 서로의 관점에 대한 이해를 허용하는 열린 의사소통 채널이 존재해야 한다.

또한, 자살한 사람들의 마음 한가운데는 "구원의 절규"가 있다. 즉 이들은 목숨을 담보로 해서 자신이 얼마나 외롭고 괴로웠는지를 만천하에 알리려고 한다. 이들은 자살하기 전에 언어적, 행동적 단서를 보이는데, 즉 갑자기 말이 없어지고 무력감에 빠져든다거나 죽음 생각에 몰두한다. 무엇보다 주위 사람들이 이들의 욕구를 이해하고 지지적 환경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 교사에게 압력을 가한 사례 중 변호사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변호사의 수가 수만 명인 현실에서 변호사의 권한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현실적으로 이들이 교사에게 악영향을 끼칠 확률은 거의 없다. 교사의 애로사항을 미리 알고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학교와 교육 기관은 교사에게 효과적인 학급 관리 전략, 의사소통 기술 및 갈등 해결 기술을 제공하는 전문성 개발 프로그램을 우선시해야 한다. 교사의 자신감과 역량을 강화하면 교사가 부모와 함께 어려운 상황을 보다 효과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다.

교사 권위의 쇠퇴와 부모의 과잉 접근 증가는 교육 시스템에 중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우리는 다음 세대를 형성하는 데 있어 각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부모와 교사의 역할 사이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상호 존중과 이해를 증진함으로써 우리는 학생들이 학업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학습 환경을 조성하여 밝고 유망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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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 약력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공법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문화학 박사학위 취득

서울시 영등포구청 인권위원회 위원

사)서울시 아동공공생활 지원센터 운영위원

현)동덕여자대학교 교양 대학교수

현)뉴스워치 편집위원

<신오쿠보 뉴커머 코리아타운과 이중의 정체성>, <일본의 다문화공생제도와 한국의 다문화정책> 등 다수 논문과 <화투-꽃들의전쟁>, <다원문화사회의 담론> 등 저역서 다수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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