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내부통제 부실 지적 근절 위해 파격적 방안 시행
전 직원 내부통제 업무 경험해야, 내부자 신고시 포상금 10억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완벽한 내부통제를 위한 시스템을 재정비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완벽한 내부통제를 위한 시스템을 재정비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뉴스워치= 문다영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결국 결단을 내렸다. 온화한 표정으로 내부통제를 강조하던 그는 취임 100일 직후 또다시 터져버린 횡령사고에 '99.9%가 아닌 100% 완벽한 내부통제 달성' 의지를 불태우며 불시 점검과 거액 포상 등을 내걸었다.

20일 전재화 우리금융지주 준법감시인(상무)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임 회장의 이같은 의지를 담은 내부통제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전 임직원의 내부통제 인식 제고를 위해 '내부통제 업무 경력 필수화'가 시행된다. 지주와 은행, 자회사의 전 직원들은 최소 1번씩 내부통제 업무를 맡게 된다. 특히 우대혜택을 주기로 했다.

기존에는 내부통제 관련 업무를 했어도 별다른 우대 혜택이 없었으나 우리은행 지점장 승진을 위해 내부통제 관련 경력이 있어야 하게 됐다.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임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전 상무는 "내부통제 업무란 준법감시를 비롯해 리스크 관리, 금융소비자보호, 검사실, 영업점 내 내부통제 담당을 포함한다"며 "이런 다수 자리를 활용하면 모든 직원들이 1년 정도는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직원 인식 제고를 위해 내부자 신고 채널도 확대했다. 기존엔 내부 채널에서만 접수했는데 5월부터는 외부 접수채널을 구축했다. 익명성을 보장해 내부자 신고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실제 외부 접수 채널 설치 후 익명성이 강화되면서 내부 채널만 존재할 때보다 신고 숫자가 늘어났다는 전언이다. 

특히 임 회장은 내부자 신고에 따른 포상금으로 10억원을 내거는 파격적인 방안도 내놨다. 그간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지적을 받아왔기에 이를 확실하게 근절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실제 우리은행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F) 불완전판매 당시에도 내부통제 부실 등을 지적받았으며, 계속되는 횡령사고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지난해 700억원대 금액을 횡령한 직원은 10년간 횡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무너진 내부통제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기도 했다.

임 회장 취임 후 내부통제 안정화가 시작되는가 싶었지만 지난달 한 직원이 가상자산 투자를 목적으로 시재금 7만 달러를 빼돌리다 적발되면서 '또'라는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우리은행이 감사를 통해 적발한 것이긴 하지만 이전까지 이어진 횡령사고의 그늘이 짙었다. 

결국 임 회장으로선 취임 당시 "신뢰는 금융업이 성립하는 이유이자 본질"이라 말했던 본인의 발언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우리금융의 신뢰도를 높여야만 하는 상황이다. 전직원 내부통제 시스템 경험, 10억원 포상금 등의 파격적 방안 역시 그 일환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이 달성하고자 하는 '99.9%'가 아닌 '100% 완벽한 내부통제'가 실현될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문다영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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