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대안으로 떠오른 무인편의점 직접 이용해보니…
술·담배까지 판매 가능해 야간에도 편의점 점주들 수익 보전

GS25 DX LAB점은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심야부터 아침까지 무인으로 운영된다. 사진=정호 기자
GS25 DX LAB점은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심야부터 아침까지 무인으로 운영된다. 사진=정호 기자

[뉴스워치= 정호 기자] 공장, 햄버거 가게, 맥주 전문점 등에서는 이미 협동로봇과 키오스크가 인력을 대체하고 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마찬가지다. GS리테일이 지난 6월 개점한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GS25 DX LAB점은 1년 넘도록 실증에 한창이다. GS25 DX LAB점은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야간에 무인으로 운영된다. 쉽게 설명하면 야근 수당이 필요 없는 기계 아르바이트생이 매장을 관리하는 셈이다.

최저 임금 상승이 편의점 점주들의 운영 부담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매장은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 하이브리드 매장은 주간에는 유인매장으로 운영하다가 야간 시간대에 무인화로 전환되는 편의점을 말한다. 고용 부담을 낮추는 대안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GS25 DX LAB점은 하이브리드 매장의 진화형이라고 할 수 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점주들은 인건비로 매달 50~70% 비용을 부담한다. 내년부터 최저임금은 9860원으로 2.5% 인상된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실제 시간당 만원 이상의 비용을 인건비로 내야 하는 상황이다. 편의점 점주들의 모임 ‘전국편의점가맹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자영업자가 지불해야 할 최저임금은 주휴수당을 포함해 1만1832원이다”며 “4대 보험료 포함 1만2900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편의점 점주들은 인건비뿐만 아니라 냉장·냉동 제품을 보관하기 위한 전기세와 건물 임대료 부담까지 떠안은 상황이다. 운영 부담이 커지면서 점주들 가족까지 함께 교대 근무를 하고, 야간에는 문을 닫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하이브리드 매장은 이러한 운영 부담에 대한 대안 중 하나다.

편의점 3사의 하이브리드 매장은 ▲’GS25’ 2021년 520개, 2022년 705개, 2023년 711개 ▲’세븐일레븐’ 2021년 210개, 2022년 520개, 2023년 600개 ▲’CU’ 2020년 200개, 2021년 300개, 2022년 400개 등으로 모두 증가 추세다. CU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하이브리드 매장이 적은 이유를 “이용 편의성과 고객서비스업이라는 특성상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병원과 대학 등을 대상으로만 하이브리드형 매장으로 전환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GS25 DX LAB점에서 주류 구매는 자판기 내 ‘카카오 지갑’의 QR코드 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사진=정호 기자
GS25 DX LAB점에서 주류 구매는 자판기 내 ‘카카오 지갑’의 QR코드 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사진=정호 기자

GS25 DX LAB점은 하이브리드 매장형태의 ICT 기술을 도입해 고객접근성을 높였다. 주류는 자판기 내 ‘카카오 지갑’의 QR코드 성인인증 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담배는 무인계산기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신분증과 ‘PASS’ 인증을 통해 담배를 고를 수 있으며 종류는 제한적이다.

4명의 교대 인원은 물건을 진열하고 있다. 계산에 사용되는 인력이 줄어들어 고객서비스에 주력하는 셈이다. 야간 시간대에는 위스키·와인과 담배 등은 자동으로 셔터가 내려와 구매가 불가능해진다. 담배를 구매할 때는 무인계산기를 통해 구입하면 옆에 배치된 스마트 담배 자판기에서 나오는 방식이다.

술과 주류를 구매할 수 있는 인증 체계도 ICT 기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매장 내부에는 21개 스마트 카메라와 200여개 센서가 고객을 인식한다. 소비자층 분석과 보안을 동시에 해결하는 셈이다. 편의점 관계자에 따르면 담배와 주류는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으로 알려졌다. ICT 기술의 인증 체계는 담배와 주류를 구매 가능하도록 도와 점주 입장에서 수익을 돕는다.

다만 아직도 실증을 진행 중인 매장인 만큼 ‘디지털 소외계층’을 비롯한 이용객의 불편함은 문제로 남았다. 실제 매장을 방문한 한 커플은 셀프 계산대를 이용하면서 절차가 복잡하다고 여겼다. 매장에 설명문을 적어뒀지만 이해하는 데는 사람마다 시간 차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GS25 관계자는 “ATM처럼 기계를 다루는 데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 무인편의점의 프로세스는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이는 서비스를 개선해나가는 데 필수적인 과정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실제 GS25 DX LAB점의 기술을 토대로 전국 GS25 매장의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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