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칼럼]  정치인들이 위기 때마다 찾는 전통시장. 최근에는 후쿠시마 원전수 관련 괴담에 대응하기 위한 회먹방으로 여야 정치인들이 전통시장을 찾고 있다. 전통시장은 그런 곳이다. 대중들에게 친근하고 정이 넘치는 이미지. 우리의 삶과 애환이라는 스토리가 담긴 곳이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절대 따라올 수 없는 지점이다. 하지만 이렇게 대중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주고, 그래서 정치인들이 그 이미지를 활용하지만 정작 전통시장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전통시장은 2020년 기준 전국에 총 1401개로, 이는 2006년(1610개)보다 209개(13.0%) 감소한 수치다. 아직 그 이후의 통계는 없어 정확한 현재 상황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하락세임은 분명하다. 시장이 감소하자 점포 수도 약 2만여개 줄었다. 2006년 22만5725개에 육박했던 전통시장 점포 수는 2020년 20만7145개로 1만8580개(8.2%) 감소했다. 하루 방문 고객 수 또한 2019년 5413명에서 2021년 4672명으로 741명 줄었다.

최근에는 전통시장 스스로 잘못을 자처한 일도 있었다. 한 전통시장에서 과자를 7만원에 파는 모습이 TV를 통해 방영되면서 전통시장 바가지요금 논란이 촉발되었다. 그 이후 각종 SNS에는 각 지역의 전통시장 및 축제 현장에서 바가지요금이나 부실한 음식 상태 등을 인증하는 글이 줄지었다. ‘전통시장 오라고 해서 갔더니 그 대가가 이것이냐’ 며 사람들은 등을 돌렸고, 일부 시장의 상인들은 언론 앞에서 절을 하며 사과를 하기도 하고 해당 점포에 일시적 영업정지를 내리는 등 징계를 하기도 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범람하는 시대에, 그래도 전통시장은 값싸고 맛있는 음식이 있는 곳이고, 정이 넘치는 곳이었는데. 이마저 무너져버린 것이다. 일부 몰지각한 상인들의 행동이었을 테지만, 하필 그 모습들이 유명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되고 또 요즘같이 SNS로 정보를 빠르게 유통하는 시대에 그런 행동들은 붙잡을 수 없는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되었다.

전통시장은 각 시장의 상인회 등을 통해 이러한 바가지요금을 스스로 관리 감독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신고제 등을 통해 터무니없는 가격과 제품상태를 제공하는 상점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시민들이 신고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 주고, 그 신고에 대한 보상과 처벌이 확실히 이루어져야겠다. 상인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마케팅 교육 등을 실시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동시에 전통시장 상인들의 금융 지원과 보호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감독원이 전통시장 상인의 금융사기 피해 예방 및 금융서비스 환경 개선을 위해 추진하는 장금(場金)이 결연이 좋은 예다. 장금이 결연은 시장을 의미하는 '장(場)'과 금융기관을 의미하는 '금(金)'을 합친 말로, 조선시대 어의녀의 이름과 같아 금융의 어려움을 치유한다는 의미다.

전통시장의 장밋빛 전망도 없지는 않다. 최근 MZ세대들을 중심으로 '레트로' 열풍이 불며, MZ세대들의 전통시장 소비세가 늘었다는 분석이 있다. 천편일률적인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하고 특별한 제품을 찾는 MZ세대들의 니즈에 전통시장이 먹혀들어간 것이다. 이들은 먹거리들을 사진 찍어 SNS에 해시태그 해서 올리는 등 스스로 마케터가 되기도 한다. SNS에 올라온 전통시장 관련 글이 16만개나 된다고 한다. 강릉중앙시장의 경우 올 상반기 MZ세대들의 고객 방문율이 4년 전보다 70%나 늘었고 떡과 한과, 약과 등 전통 디저트 매출도 60% 급증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반짝 효과에 불과하고, 일부 유명세를 탄 상점에 국한된다는 점은 있지만 그것이 하나의 우수사례가 될 수 있는 것이고, 그러한 스토리와 콘텐츠를 접목시킨 가게로 벤치마킹 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손수조 리더스클럽 대표.
손수조 리더스클럽 대표.

야시장 활성화도 하나의 방안일 것이다. 세계 곳곳 여행을 다닐 때 빼놓지 않는 코스가 야시장이듯, 야시장은 대중들에게 친근하고 설레는 기분을 가져다준다. 특색있고 가성비 좋은 제품들을 한 시절이나마 선보이면서 전통시장 마케팅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한 예로 올 여름철 강원도 내 주요 전통시장들이 특색있는 야간 명소로 탈바꿈한다. 강릉 '월화어 수맥축제', 삼척 '위드나이트 야시장', 평창 '오마이갓 야시장' 등이 그것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내수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6월부터 11월까지 전통시장 '야시장 행사'를 적극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야시장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 19곳에서만 운영됐으나 올해는 56곳으로 대폭 확대되었다. 전통시장 인근 지역주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먹거리, 문화공연, 체험행사 등 시장별 특색과 콘셉트를 반영한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올 여름 피서로 이런 특색있는 전통시장 한 번 가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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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필

전)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

리더스클럽 대표

장례지도사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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