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90만원 넘어서면서 ‘황제주 등극‘ 가능성 높여
‘미래성장 가능성’ vs ‘비현실적 고평가’ 전망 엇갈려

7월 들어 에코프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황제주 등극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4월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열린 '에코프로글로벌 헝가리 사업장' 착공식에 참석한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사진=에코프로
7월 들어 에코프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황제주 등극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4월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열린 '에코프로글로벌 헝가리 사업장' 착공식에 참석한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사진=에코프로

[뉴스워치= 문다영 기자] 에코프로 주가가 치솟았다. 고평가 논란에 휩싸여왔지만 저력과 가능성이 입증됐다는 평가와 역시 고평가라는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에코프로 주가는 어디까지 갈까.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투자업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에코프로 주가는 4일 88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기세가 매섭다. 3일 장중 한때 22%가까이 급등해 처음으로 90만원을 넘었고, 4일에도 장 초반 93만4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5일 역시 오전 10시 이후 94만원을 돌파했다. 이에 에코프로가 이른바 ‘황제주’로 불리는 100만원선에 들어설 수 있을지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무서운 기세의 주가 상승에 에코프로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4조1000억원가량 증가하면서 24조원을 넘어섰다. 코스닥 상장사인 에코프로가 시가총액 규모만으로는 LG전자, 삼성물산, KB금융지주 등을 제치고 시총 순위 11위에 오른 셈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에코프로 주가가 다른 2차 전지 종목들과는 다른 양상으로 급등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삼성 SDI 등은 테슬라가 2분기 세계 각국에 인도한 차량 대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83% 급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3~7%대 강세를 보였다. 에코프로는 20% 폭등했다. 

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공매도 시장은 외국인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에코프로 주가가 급등한 날 수급 역시 대다수가 외국인에 치우쳤다. 이 때문에 에코프로에 대해 강제로 공매도 주식을 상환하는 숏스퀴즈 현상이 벌어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숏스퀴즈는 쉽게 말해 공매도 투자자들이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사면서 주가가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공매도 특성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 공매도는 현재 주식을 빌려서 판뒤 미래 가격으로 다시 주식을 사서 되갚는 방식이다. 비싼 가격에 빌려서 팔고, 싼 가격에 사서 갚는 것이기에 주가가 떨어져야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에코프로처럼 주가가 계속해서 상승할 경우 공매도 투자자는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사들여야 하고 이로 인해 매수세가 더욱 쏠리며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벌어진다. 

실제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는 코스닥 1위 수준이다. 이 때문에 공매도 세력 파산설까지 불거지고 있다. 주가가 오르면 공매도 세력이 갚아야 할 잔고금액이 더 늘어나는 탓이다. 공매도 선행 지표로 여겨지는 대차거래 잔고도 6월말부터 지난 3일까지 크게 줄어들면서 공매도 세력 파산설에 힘이 실리고 있는 모양새다. 

사진=에코프로 홈페이지
사진=에코프로 홈페이지

이런 가운데 에코프로 주가의 향방은 어떻게 될 지에 이목이 쏠린다. 1월 초만 해도 10만원대 초반이었던 에코프로는 고점 논란 등으로 주가가 5월에 급락했다가 6월에 반등했고 최고가를 경신하기까지 했다. 공매도 파산설까지 더해지면서 에코프로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외 증권가가 줄줄이 '고평가'를 지적하며 매도 보고서를 내놨던 터라 덜컥 투자해선 안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에코프로는 지난 5월 50만원대 초반까지 하락하며 조정에 들어간 듯 보였지만 6월부터 상승세에 접어들었고 7월에 들어서자 90만원 벽을 뚫었다. 이는 증권사들이 리포트에서 제시했던 목표주가 40~50만원을 두배 이상 뛰어넘는 규모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에코프로 및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13만원이 적정선" "정상적이지 않다" 등 지적을 내놓으며 적극 매도 의견을 내세우기도 했다. 

국내 증권사들의 전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4월 처음으로 에코프로 매도 의견을 냈던 하나증권은 여전히 투자 의견을 상향하지 않았고, 목표주가 역시 45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리튬의 경우 주요 금속 소재 중 가격 변동성이 가장 크다"며 "장기 성장세는 확고하나 성장 속도는 점진적으로 둔화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5월 에코프로 목표주가 40만원을 제시한 삼성증권의 당시 투자 의견은 중립이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 주가는 지주사로의 적정가치를 넘어선 상황으로 중립 의견을 유지한다"며 "현저한 고평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부분 좋은 기업이지만 '나쁜 주가'라는 지적을 내놨던 터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졌다는 말이 나온다. 에코프로의 하반기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반기에 2차 전지가 유망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다 에코프로그룹에 국내 정상급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다수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상황이다. 

우선 에코프로비엠이 4400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가운데 CB 물량의 대부분은 PEF가 투자하고, 일부 물량을 은행·증권사 등이 함께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레이크 2000억원, IMM인베스트먼트 550억원, 프리미어파트너스 450억원, SKS프라이빗에쿼티(PE) 300억원, NH투자증권-우리PE 300억원, 이음PE 300억원, 신한투자증권 300억원, 중소기업은행 100억원, 키스톤PE 100억원 등 순이다.

에코프로비엠은 CB 중 3000억원은 계열사인 에코프로글로벌과 에코캠캐나다(EcoCAM Canada)의 유럽·북미 지역 내 양극재 공장 시설투자 자금으로 사용하고, 14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쓴다는 계획이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역시 361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는데 프리미어파트너스가 1000억원, IMM인베스트먼트가 900억원, 케프리스홀딩스(Khepris Holdings)가 733억원, 이음PE가 257억원, NH투자증권-우리PE가 234억원을 투자한다. 

2차 전지 관련 기업들에 대한 고평가 논란 가운데 최고 수준의 투자집단으로 불리는 PEF 업계가 나서는 것을 두고 앞으로 에코프로의 가치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에코프로 자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 여부도 에코프로 기업가치를 상승시킬 요인으로 꼽힌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4월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예심 청구를 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에코프로가 지분 52.78%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5월 편입이 불발됐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이 8월에 가능할 지 여부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증권가 내에서도 긍정적 시각을 보이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리튬 가격 반등으로 가격과 판매 모두 증가하면서 실적에 반영될 것이고, 향후 2030년까지 미국 내 셀과 양극재 수급이 여전히 타이트하다"며 "양극재의 경우 수주와 증설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에코프로에 우호적인 상황으로 분석했다. 

2분기에 일시 실적 부진을 거치겠지만 중장기 성장성이 풍부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에코프로비엠이 매출 1조9800억원, 영업이익 119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대비 각각 67%, 16% 증가한 수치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리튬 가격 하락 영향으로 판가가 전 분기 대비 5% 하락했다. 'CAM5N'의 전환투자에 따른 일시적 출하부진, 예상보다 늦어지는 전동공구 수요 회복이 주된 원인"이라면서도 "중장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준비는 잘 진행 중이다. 전환사채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해외 공장 증설에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테슬라의 2분기 전기차 출하량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코스닥지수 상승 폭에 상당 부분 기여를 했다"며 "미국 5월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PCE) 상승률 둔화, 한국 무역수지 흑자 전환, 중국 6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치를 웃돈 점 등도 주식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다만 에코프로 주가가 단기간 수직 상승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고평가로 보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정재현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그룹차원의 수직계열화와 더불어 한국 양극재 업체 중 가장 안정적인 이익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충분한 프리미엄 요인"이라면서도 "현 주가 수준은 2027년 이후의 미래 성장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것으로 판단되기에 추가 상승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며, 투자의견을 'Hold'로 하향한다"고 진단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에코프로비엠의 PER(주가수익비율)은 중국, 유럽, 일본업체들 대비 3~5배 이상 높게 형성된 상태"라면서 "미국 시장 확대와 하이니켈 부문 1위 업체라는 프리미엄 적용 때문이나, 프리미엄 레벨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배터리 수요가 늘며 에코프로가 더욱 성장하고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적과 기업가치 등을 고려했을 때 현재 주가는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된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문다영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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