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부터 35억 달러 투자, 법인 8개 설립…매출 4조 돌파
스판덱스·타이어코드 등 핵심 사업 글로벌 전초기지로 육성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효성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효성

[뉴스워치= 소미연 기자] “베트남은 향후 100년간 계속 발전할 것이다. 효성은 베트남을 전략 시장으로 간주하고 장기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

조현준 효성 회장이 베트남에서 그룹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베트남이 ‘포스트 차이나’ 글로벌 제조 생산기지로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하에 선제적·지속적 투자를 통한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것이다. 주력 사업은 키우고 신사업은 발굴·확장해 효성의 미래를 도모한다는 게 목표다. 이 같은 조 회장의 의지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팜 민 찐 총리 주재 한국 대기업 총수 간담회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조 회장은 베트남과 오랜 인연을 이어왔다. 취임 이듬해인 2018년부터 베트남을 직접 오가며 정부 고위 인사들과 사업 협력 방안을 활발하게 논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앞두고 조 회장의 행보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된 이유다. 조 회장은 베트남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윤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해 양국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후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조 회장은 현지 내 사업 진행 상황과 향후 투자 계획 점검도 빼놓지 않을 만큼 바쁜 일정을 보냈다고 효성 측은 전했다.

효성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에서 운영 중인 현지 법인은 총 8개다. 2007년 시장 진출 이후 약 35억 달러를 투자해 ▲남부 호치민 인근 동나이성(베트남·동나이·동나이나일론·비나기전·비나건설) ▲남부 바리우붕따우성(비나케미칼) ▲중부 꽝남성(광남) ▲북부 박닌성(FSV) 등에 법인을 설립했다. 성장세는 꾸준하다. 지난해 32억 달러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도 4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베트남 총수출의 약 1%를 효성에서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효성 측은 “베트남에 투자한 한국 기업으로 세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효성의 베트남 주요 사업 현황. 사진=효성
효성의 베트남 주요 사업 현황. 사진=효성

효성은 베트남을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의 경우 단일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 PTMG(폴리테트라메틸렌글리콜), 나일론, 테크니컬 얀 등 원사 사업부터 에어백 등 완제품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의 일괄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중공업 부문에서도 전동기 공장을 비롯한 한국 창원의 마더플랜트의 표준품 제품을 단계적으로 이전하는 등 생산 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화학 부문에서는 비나케미칼 법인의 PP(폴리프로필렌) 사업 관련 ‘부두-LPG저장탱크-DH(탈수소화공정)-PP 생산’에 이르는 수직계열화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향후 베트남의 LPG 유통 산업에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정보통신 부문에서도 박닌성에 베트남 최초의 ATM 공장을 신설해 수출 전진 기지로 육성하고 있다.

효성은 앞으로도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나일론 섬유에 대한 증설을 추진 중이며, 친환경 섬유 등 글로벌 트렌드를 리딩할 수 있는 차별화 제품 생산 및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외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사업의 지속적인 증설 등을 통해 생산능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탄소섬유, 아라미드, 바이오디젤 등과 같은 첨단소재 산업 투자도 검토 중이다. ATM 사업도 베트남을 기반으로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효성 측은 “베트남의 경제와 기업들의 지속적인 성장에 따라 전력인프라, IT인프라, 핀테크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기회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제조 부문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베트남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디지털 및 친환경 기반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효성은 베트남 진출 이후 사업장 인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해가고 있다. 현지인 약 8500명 고용으로 일자리 창출과 경제발전에 기여한 것과 동시에 ▲인근 주민들을 위한 무료 진료(해외 의료봉사단 ‘미소원정대’ 파견) ▲생계 자립과 저소득 가정 지원 ▲교육 기자재 기부와 유치원 건축 등 교육 인프라 구축 ▲코로나19 피해를 본 지역사회 지원 ▲베트남 대학과의 산학협력(인턴십, 장학금 지원 활동) ▲본사 임직원들과 베트남 저소득지역 아동의 결연 후원 및 매칭그랜트 활동 등을 실시하고 있다.

소미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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