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디앨엔, 구 회장 자금 받아 LF 지분 꾸준히 확보
장남 구성모, 고려디앨엔 LF 지분 확보로 승계 준비?

구본걸 LF 회장
구본걸 LF 회장

[뉴스워치=박현군 기자] 구본걸 LF그룹 회장이 장남 구성모 씨 개인회사인 고려디앤엘을 통해 경영권 승계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전자공시에 따르면 고려디앤엘은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4영업일 동안 (주)LF 지분 5만615주를 장내매입했다. LF가 공시한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고려디앤엘은 LF 지분 확보를 위해 구 회장으로부터 차입한 20억4522만1100원과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20억원을 더해 총 40억4522만1100원을 투입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고려디앤엘은 구 회장으로부터 지난해 10월 25일 7억9916만20원, 12월 21일 15억원, 지난 3월 20일 23억원, 5월 4일 22억원, 5월 18일 11억3894만4960원 등 총 79억3810만4980원을 차입해 LF 주식 47만5172주를 취득했다.

이외에 지난해 10월 25일부터 11월 4일까지 12억83만9980원을 빌려 8만4633주를 취득했다. 구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고려디앤엘이 LF 지분을 매집할 수 있도록 111억8416만6060원의 자금을 조달해 준 것이다. 이는 2022년도 기준 고려디앤엘의 자본금(자본총계) 94억227만375원보다 많고 총자산 471억7842만1432원의 1/4에 해당한다.

고려디앤엘의 LF 지분 매입은 설립 직후부터 시작됐다. 고려디앤엘은 지난해 7월 4일 LF네트웍스에서 인적분할로 설립됐으며 구 회장의 장남 구성모 씨가 지분 91.58%를 보유한 사실상 개인회사다. 인적분할 당시 사명은 (주)고려조경이었지만 같은해 10월 4일 (주)고려디앤엘로 바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려디앤엘은 사명 변경 2일 후인 지난해 10월 6일부터 17일까지 LF 주식 11만521주를 장내매입했다. LF 전체 지분의 0.004%다.

고려디앤엘은 올해 3월 15일부터 다시 LF주식 매집에 나서 3월 8만8942주, 4월 5만3482주, 5월 7만1710주, 6월 18만4677주를 장내매집했다.

이에 따라 고려디앤엘이 보유한 LF 주식은 LF네트웍스 시절 보유한 180만6000주(6.18%)와 지난해 10월 6일부터 장내매수를 통해 확보한 39만8811주를 합쳐 269만5178주에 달한다. 이는 LF 전체 지분의 9.22%이며 구성모 씨 개인주식 34만4259주(1.18%)를 합치면 총 지분은 10.4%(303만9437주)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LF 측은 “고려디앤엘의 지분 매입은 주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라며 “불법과 편법 없이 합법적인 범주 내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고려디앤엘이 구 회장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을 그대로 반영하면 사실상 부실화 됐다고도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차입 형식이지만 사실상 증여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박현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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