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홀섬과 소성점토 콘크리트 개발 협력
롯데건설, 위드엠텍과 시멘트 저감 콘크리트 개발
포스코이앤씨, 친환경 시멘트 포스멘트 활용 확대

대형 건설사들이 콘크리트에 시멘트 비중을 줄이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콘크리트 개발을 통해 탄소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된 시멘트 퇴출에 나섰다. 사진은 현대건설이 친환경 콘크리트 기술 개발을 위해 손잡은 스위스 친환경 건설자재업체 홀심이 친환경 콘크리트를 사용하는 모습. / 사진 = 홀심 홈페이지
대형 건설사들이 콘크리트에 시멘트 비중을 줄이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콘크리트 개발을 통해 탄소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된 시멘트 퇴출에 나섰다. 사진은 현대건설이 친환경 콘크리트 기술 개발을 위해 손잡은 스위스 친환경 건설자재업체 홀심이 친환경 콘크리트를 사용하는 모습. / 사진 = 홀심 홈페이지

[뉴스워치= 박현군 기자] 건설업계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된 시멘트 퇴출에 나서고 있다. 저탄소 건축물 제작을 위한 움직임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핵심 건설자재 중 하나인 시멘트는 1톤을 생산하는데 0.9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도 추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자동차 배기가스와 함께 탄소배출과 대기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이에 따라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시멘트 퇴출과 친환경 콘크리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스위스 친환경 건설자재 전문기업 홀심과 함께 ‘소성점토’를 활용한 친환경 콘크리트와 시멘트, 바닷속에서 부식되지 않는 고내구성 콘크리트 개발에 나섰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각) 스위스에 위치한 홀심 본사에서 기술협력 MOU를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지금까지 친환경 콘크리트 및 지반 고화재, 제철 슬래그를 활용한 층간소음 저감용 고밀도 몰탈 등 저탄소 건설재료를 현장에 적극적으로 적용해 왔다.

현대건설은 ‘2045 탄소중립’ 비전을 이행하기 위해 더 많은 기술개발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홀섬과의 제휴를 추진했다고 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탄소중립 건설 방안에 대한 요구가 확대됨에 따라 고성능·고품질 구현은 물론 저탄소·친환경까지 충족할 수 있는 건설자재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며 “이같은 건설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던 친환경 건설 재료 개발 노하우를 더욱 발전시킴으로써 글로벌 건설기업의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지난 2월 ‘위드엠텍’과 함께 시멘트를 5%만 사용하고도 기존 콘크리트와 동일한 강도와 염해 내구성을 갖춘 친환경 콘크리트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시멘트 사용량을 줄여 탄소배출량을 저감할 수 있게 됐다. 이는 1000가구 아파트 단지 개발 기준 기존 콘크리트 사용 대비 약 6000톤의 탄소 저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은 한라시멘트와 함께 ‘저탄소 친환경 콘크리트’ 개발을 완료하고 올해부터 ‘푸르지오’ 아파트 건설과정에서 저탄소 콘크리트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이 제품은 기존 콘크리트 대비 최대 112kg/㎥까지 시멘트 사용량을 줄여 약 54%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볼 수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자체 개발한 친환경 시멘트 ‘포스멘트’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포스멘트’는 석회석을 고로슬래그(철강 생산공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대 60% 저감했다.

지난달 한국전력공사는 맨홀, 기초대, 지중배전 등을 설치할 때 기존 시멘트 대신 포스멘트를 사용하기로 결정하고 포스멘트를 적용한 기초설비와 기초대 개발에 나섰다. 개발을 완료하면 한전표준규격에 등록해 전국에서 사용할 예정이다.

건설업계의 시멘트 퇴출 움직임은 해외 건설 입찰 시 저탄소 요구조건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탄소배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특히 항만, 터널, 빌딩에 대한 입찰에서 시공 과정 그리고 준공 이후에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감축과 저탄소 건설자재 사용을 입찰 조건에 추가하는 추세”라며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해외 수주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친환경 건축자재 기술 보유는 생존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박현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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