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칼럼] 필자가 생각하기에 가장 엄숙하고 존경받는 기념일은 바로 현충일이 아닌가 한다. 현충일은 조국을 위해 궁극적인 희생을 치른 수많은 남녀를 가슴 아프게 상기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마다 6월 6일이 되면 우리는 국가가 세워진 원칙과 가치를 이타적으로 수호하다 전사한 영웅들을 추모한다. 여름의 시작을 앞두고 우리는 이날, 국가와 동포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의 헌신을 생각하고 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우리의 마음을 재확인한다.

공동체를 지키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얼마 전 서울시가 공습경보를 잘못 발령하여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사건이 있었다. 서울시의 행정적인 미숙함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런데 이러한 일련의 행위의 원인인 북한에 대한 비난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북한은 남한에 대해 ‘선제적 핵 공격’을 언급하는 등 핵 개발과 위협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남쪽을 향해 발사체를 쏜 일은 국민에게 충분히 알릴만한 사실이라 생각한다. 우리보다 멀리 떨어진 일본의 경우 NHK 등이 전국에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J-얼러트 속보를 내보냈다. 물론 시정되어야 할 대목은 지적할 수 있지만, 경보 발령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경보는 우리의 국가와 동포를 지키려는 목적 아래 이루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국가와 동포를 위한 사람들의 헌신은 공동체의 존립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조국을 위해 희생한 사람을 기리는 날인 현충일을 지키는 국가는 매우 많다. 영국을 비롯한 영연방 국가와 유럽의 여러 국가, 캐나다 등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날인 11월 11일을 ‘Remembrance day’, 즉 기억하고 추도하는 날이라는 이름이라 칭하고 현충일로 지킨다. 독일은 성탄 4주 전 일요일을 국민 애도일로 기념하고,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일인 1월 27일을 나치 학살자 애도일로 지키고 있다. 일본은 2차대전이 끝난 날인 8월 15일을 전몰자 추도와 평화 기원의 날로 삼고 있다. 미국은 매년 5월의 마지막 월요일을 ‘Memorial day’라고 하여 현충일로 지키고 있다. 국가가 존재하는 데에는 상당한 전란을 거치게 되어 있다. 모든 국가는 그 전란에서 희생된 자를 추모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한국은 1948년 8월 정부가 수립된 후 채 2년도 못 되어 북한의 기습적 남침으로 동족이 상잔하는 불행한 전쟁을 맞았고 이에 40만 명 이상의 국군이 사망하였으며 백만 명에 달하는 일반 시민이 사망하거나 피해를 보았다. 1953년 휴전이 성립된 뒤 3년 후, 정부는 1956년 4월 대통령령 제1145호로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건’을 개정하여 매년 6월 6일을 현충기념일로 지정하였다. 1975년 12월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어 현충일로 공식적으로 개칭되었고 1982년 5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 법정기념일이 되었다.

현충일인 6월 6일은 절기상 망종이다. 망종은 보리가 익어 모내기를 시작하는 날로 예로부터 이날 조상과 선열에게 제사를 지내는 풍속이 있었다. 그래서 망종이 양력으로 계산하면 6월 6일이었기에 현충일을 처음 제정할 당시 그날을 현충일로 정했다는 주장도 있다. 국경일은 말 그대로 ‘국가의 경사스러운 날’이지만 현충일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과 전몰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정된 날이기에 국가 입장에서 애도를 표하는 날이다. 그리고 1년 365일 가운데 몇 없는 조기를 다는 날이며, 국민은 오전 10시 정각부터 1분간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사이렌 소리에 맞춰서 묵념한다.

이렇게 현충일에는 전국의 지역사회가 모여 궁극적인 희생을 치른 용감한 영혼을 추모한다. 작은 마을에서 번화한 도시에 이르기까지 묘지, 군사 시설 등에서 추모식이 열린다. 배경과 사상에 관계없이,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자유를 수호한 사람들의 용기와 용기에 감사를 표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의식을 통해 그들을 기억하고 전사한 영웅들에게 진 빚이 결코 완전히 갚을 수 없을 만큼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또한, 현충일은 단순히 순국선열에게 경의를 표하는 날만은 아니다. 희생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젊은 세대를 교육하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군인의 희생에 대한 토론에 참여시켜, 그들이 누리는 자유와 특권에 대한 깊은 감사를 느끼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우리는 이야기, 역사적 기록 및 기념관 방문을 통해 이렇게 전사한 영웅들의 유산이 이어지고, 미래 세대를 위한 영감의 원천[뉴스워치= 뉴스워치 ]으로 남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 약력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공법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문화학 박사학위 취득

서울시 영등포구청 인권위원회 위원

사)서울시 아동공공생활 지원센터 운영위원

현)동덕여자대학교 교양 대학교수

현)뉴스워치 편집위원

<신오쿠보 뉴커머 코리아타운과 이중의 정체성>, <일본의 다문화공생제도와 한국의 다문화정책> 등 다수 논문과 <화투-꽃들의전쟁>, <다원문화사회의 담론> 등 저역서 다수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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