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20조원 투자로 ‘비전 2030’ 달성, 글로벌 선도 기업 재도약
LS MnM 양극재 사업 본격 진출…“의미 있는 여정의 첫걸음될 것”
LS머트리얼즈, LS EV코리아, LS이모빌리티솔루션 등 사업축 강화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유럽 전기차 생태계 입지 강화를 위해 지난 4월 독일, 폴란드, 세르비아 현지 공장들을 살펴봤다.  L&K 독일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선 크리스토퍼 바클리지(Christof Barklage) CEO로부터 무산소동 생산 공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사진= ㈜LS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유럽 전기차 생태계 입지 강화를 위해 지난 4월 독일, 폴란드, 세르비아 현지 공장들을 살펴봤다. L&K 독일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선 크리스토퍼 바클리지(Christof Barklage) CEO로부터 무산소동 생산 공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사진= ㈜LS

[뉴스워치=소미연 기자] LS그룹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전력 인프라를 넘어 배터리·전기차·반도체(배전반)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미래 산업인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신사업 발굴·육성을 통해 그룹 성장의 동력과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게 구자은 LS그룹 회장의 주장이다.

구 회장의 시계는 오는 2030년에 맞춰져 있다. 앞으로 8년 동안 배전반을 포함한 신사업 비중을 전체 사업의 50%까지 끌어올리고, 그룹 자산을 지금보다 2배 성장한 50조원 규모로 키우는 게 목표다. 과감한 투자도 약속했다. 같은 기간 총 20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선도 기업으로 재도약하기 위한 구 회장의 결단이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그룹 청사진이 바로 ‘비전 2030’이다.

구 회장은 올 초 ‘비전 2030’을 선포하며 탄소 배출이 없는 전력 CFE(Carbon Free Electricity)와 배전반 사업 확대를 중요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전기차 산업의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배전반 분야의 그룹 역량 결집과 시너지 창출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계열사 임직원들을 대동해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에 방문하는가 하면 취임 후 첫 해외 현장도 독일에 위치한 L&K 공장을 택했다.

L&K는 LS그룹 계열의 미국 전선회사 슈페리어 에식스(SPSX·Superior Essex)가 인수한 무산소동 생산업체다. 무산소동은 전도율이 높은 고순도 구리로, 전기차 구동모터용 권선의 핵심 소재다. 지난 4월 현지 공장 방문 당시 구 회장은 “수요가 늘고 있는 유럽 전기차 시장에 맞춤 대응할 수 있도록 고부가 가치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LS그룹의 배전반 사업 핵심축은 LS MnM이다. LS MnM은 세계 2위 규모의 동제련소 운영사에서 배터리 소재(양극재), 반도체 소재(황산), 태양광 셀 소재 등 종합 소재사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기존의 금속(Metals) 사업에 소재(Materials) 사업을 추가해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현 사명에 담았다. 그룹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LS가 지난해 9월 지분 전량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킨 것도 신속한 투자를 위한 선제적 조치였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지난 3월 27일 충남 아산에서 열린 ‘토리컴 황산니켈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황산니켈 생산 공정을 직접 살펴봤다. /사진=LS MnM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지난 3월 27일 충남 아산에서 열린 ‘토리컴 황산니켈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황산니켈 생산 공정을 직접 살펴봤다. /사진=LS MnM

LS MnM의 사업도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 출자회사인 토리컴이 지난 3월 충남 아산시 사업장에 연간 생산능력 5000t(톤) 규모의 황산니켈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LS MnM이 동제련 공정에서 생산한 조황산니켈을 공급하면 토리컴이 불순물 정제와 결정화를 거쳐 이차전지용 황산니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황산니켈은 양극재의 핵심 원료다. LS MnM은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27만t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황산코발트, 황산망간, 수산화리튬까지 생산 영역을 확대하고 전구체 사업 진출도 검토하기로 했다.

구 회장은 “황산니켈 공장 준공이 그룹 미래에 작지만 의미 있는 여정의 첫걸음”이라면서 “글로벌 종합 소재 기업으로 육성해 전 세계 인프라 시장에서 그룹의 영향력을 더욱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LS전선은 자회사 LS머트리얼즈와 LS EV코리아를 통해 LS MnM의 배터리 사업을 뒷받침하고 있다. 각각 차세대 전지로 불리는 울트라 커패시터(UC), 배터리 외곽을 감싸는 알루미늄 팩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UC는 고속 충방전과 긴 수명으로, 1차전지와 리튬이온배터리(LIB)를 대체·보완하는 데 사용된다는 점에서 시장 전망이 밝다. 이외 LG전선은 글로벌 알루미늄 전문업체인 오스트리아 하이(HAI)사와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자회사 LS이모빌리티솔루션을 통해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올해까지 멕시코 두랑고에 연면적 3만5000㎡ 규모의 생산공장을 구축하고 내년부터 EV릴레이(Relay), BDU(Battery Disconnect Unit) 등 전기차 핵심 부품 양산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멕시코 공장 준공을 통해 오는 2030년 EV 릴레이 900만대, BDU 20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북미 시장에서 연간 약 70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1은 신사업 중 하나로 전기차 충전을 택했다. 휴맥스모빌리티, 스탠다드에너지와 업무협약을 통해 각각 미래형 스마트 모빌리티 허브 공동 개발, ESS(에너지저장장치) 연계한 초급속 전기차 충전 시설 구축에 나선다. 배터리 밸류체인 강화와 함께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보에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 구 회장은 “전기차 분야 소재에서부터 부품, 충전 솔루션까지 그룹 내 사업 역량을 결집하고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소미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