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소미연 기자] LG복지재단이 11일 올해 LG의인상 수상자로 3명을 선정했다. 24년간 도움이 필요한 지역 청소년들을 가까이서 돌봐온 이정아씨, 화재 현장에서 시민을 구한 고(故) 성공일 소방교와 조연제 경위가 그 주인공이다.

이정아(55)씨는 1988년 경기도 부천에서 야학과 공부방을 통해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가르치기 시작해 이후 24년간 묵묵히 선행을 이어왔다. 2004년 지역 기반의 청소년 공동체 ‘물푸레나무’를 발족했고, 2011년부터 청소년들을 위한 무료 급식차량을 운영해오다 2016년 청소년 무료급식소 ‘청소년 심야식당 청개구리’를 열었다. 지난해부터는 고민상담버스 ‘청개구리 충전소’를 운영해 청소년들의 자립을 돕고 있다. 이외에도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가정과 자립주거공간을 지원하고 있다.

가정폭력으로 인해 집을 나와 방황하던 두 남매는 이씨의 도움으로 공동체에서 생활하며 학업을 마치고 간호사와 경찰이 됐다. 알코올 중독 아버지 아래서 보살핌을 받지 못해 ‘청소년 심야식당 청개구리’에서 늦은 시간까지 끼니를 해결하던 한 여학생은 현재 사이버대학에 다니며 식당 운영비를 조달하기 위한 협동조합 창립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식당을 이용한 청소년은 600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어려운 환경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보호시설보다 더 절실한 것은 가족처럼 기대어 쉴 수 있는 공동체”라며 “청소년들이 흔들리지 않고 바른 길을 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고 성공일(30·前 김제소방서) 소방교는 지난 3월 전북 김제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순직했다. 당시 70대 부부 구조에 나선 성 소방교는 불이 난 주택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남편을 구하기 위해 현장에 홀로 진입했다가 함께 목숨을 잃었다. 특히 성 소방교는 지난해 5월 임용돼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조연제(54·사남파출소) 경위는 지난 4월 경남 사천시에서 산책 도중 불이 난 단독주택을 목격하고 즉시 구조 작업에 나섰다. 창문을 깨고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가 80대 노모를 구했다. 60대 아들은 구출하지 못했다. 심해진 불길과 폭발로 인해 건물 재진입이 어려워진 탓이다. 80대 노모는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G 관계자는 “주변의 이웃들을 위해 헌신과 봉사의 마음을 아끼지 않는 의인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의인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LG 의인상은 2015년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LG 대표가 취임한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오랜 기간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해온 일반 시민으로 시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LG 의인상 수상자는 총 194명이다. 

소미연 기자 newswatch@news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