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뉴스워치 ][뉴스워치= 칼럼] 20년만에 전원위원회가 열렸다. 이 선거제 논의에 공론조사를 위한 돈도 억 단위로 들었다. 그런데 결론이 없다. ‘그게 되겠어?’라는 자조섞인 목소리만 온통 들릴 뿐, 그 어느 누구도 의지를 갖고 제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보이질 않는다. 이러려면 전원위원회는 왜 열고, 이러려면 세금 들여 공론조사는 왜 하는가? 국회의원 스스로 표결을 하지 못한다면, 공론조사 결과라도 그대로 표결에 붙여야 한다.

이제는 이미 선거제 관련한 국회는 그 시한을 넘기고, 의지조차 없어 불법 파행 국회나 다름없다. 스스로 손 떼고, 국민들에게 바톤을 넘기는 것이 해결책이다. 선수가 스스로 룰을 고쳐 나가리라 기대한 것이 애초에 무리가 있었듯, 전원위원회나 공론조사가 그저 형식에 그치지 않으려면 이제는 국회의원이 선거제 논의에서 손을 떼도록 하고 시민사회와 공론조사위에 그 모든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 맞다.

공론조사의 결과는 어떻게 나올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이달 6일에 한 번, 13일에 한 번  공론조사의 숙의토론이 생중계 된다고 한다. 500 여명 샘플의 미니 대한민국을 만들어 숙의토론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고, 그 과정이 온 국민들에게 생중계 되는 것은 사실 전 셰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그만큼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문제고, 그 결과가 의결까지 가서 제도 개선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일이다.

양극단으로 나뉘어 서로 증오하고 혐오만 하는 정치권을 벗어나, 미니 대한민국을 구성한 구성원들이 합숙을 하며 서로 깊이 토론하고 숙의하는 과정은 일시적으로나마 새로운 모습이 될 것이다. 어쩌면 지금의 국회 모습보다 훨씬 성숙된 토론의 장, 협치의 장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선거법 개정을 위한 법정기한은 이미 도과했다. 전원위원회가 마무리 된 것이 지난달 13일 인데, 그 이후 20여일이 지나도록 여야는 표결에 붙일 안 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원위를 개최하며 양 원내대표는 ‘복수의 개편안을 담은 결의안을 심의하며, 여야 합의로 단일의 수정안을 처리하기로 한다’ 고 합의문을 작성했다.

하지만 모두의 자조섞인 우려처럼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야말로 직무유기다. 매 선거가 있는 해가 되면 나오는 안건에, 늘 선거 며칠 전까지 이 문제를 끌고 갔던 역사를 또 반복하고 있다. 이번에는 반드시 그 불합리한 고리를 끊어내야만 한다. 결국 득 보는 것은 지금 이대로가 가장 좋은 기득권이고, 피해 보는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정치신인과 정치개혁을 바라는 유권자들이기 때문이다.

초당적 젊은 정치인의 모임 ‘정치개혁 2050’은 이 문제에 대해 ‘국회의원들은 손 떼고, 국민과 공론조사에 그 권한을 백지위임하라’고 기자회견을 했다. 선거제 개혁 이슈만은 초당적으로 약속하고 주장했던 사안이다. 그래도 젊은 정치인들은 당을 떠나 함께 머리를 맞대로, 한 목소리로 선거제 개혁을 말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일을 못해 법정기한을 넘겼다면, 이제는 그 공을 시민들에게 넘기라는 것이다. 시합을 코 앞에 둔 선수가 룰을 고치려면, 당연히 본인에게 유리하도록 하고 싶어 할 것이고, 불리한 규칙은 절대 만들지 못하게 할 것이다. 그들을 나쁘다고 몰아세울 일이 아니라, 스스로 그 논의에서는 비켜나도록 만들어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손수조 리더스클럽 대표
손수조 리더스클럽 대표

오는 주말이 1차 숙의토론 생중계다. 과연 500명의 미니 대한민국 위원들은 어떤 토론을 거칠까. 그 누구도 링 위에 올라가는 선수는 없다. 하지만 그 제도로 결국 정치 지형이 바뀌고, 정치 문화가 바뀌기 때문에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우리나라 시민들이다. 이들은 어떤 생각과 토론을 거쳐 어떤 결론을 내 놓을까. 그리고 그 다음 주말에 다시 한 번 숙의토론이 생중계되고 최종결론을 내리게 된다고 한다. 그 최종결과는 과연 어떻게 나올까. 그 안에 대해 실제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 모든 것이 관심사항이다. 하지만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이 고작 2~3주에 걸친 공론조사와 숙의토론 과정이 아무 관심도 받지 못한채 끝나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 결과도 내지 못한 채, 아무 성과 없이 이 모든 과정이 끝나버리는 것이다. 사건 사고만 주목받는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권. 이렇게 중요하고 중대한 논의에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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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필

전)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
리더스클럽 대표
장례지도사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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