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바쁜 현대인들에게 뉴스는 흘러가는 물과도 같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뉴스가 나와도 놓칠 가능성이 크다. <뉴스워치>에서는 이번 주의 뉴스 중 지나칠 수 있는 정보를 상기하고자 기획 코너 [Re워치뉴스]를 마련했다.

[뉴스워치= 소미연 기자] 국내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가 실적 앞에서 엇갈린 희비를 보였다. 사실상 한국 경제를 뒷받침해오던 반도체는 업황 악화로 실적이 곤두박질했고,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로 호황기를 맞은 배터리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하지만 두 분야 모두 밝은 전망을 내놨다. 수익성에 날개를 단 배터리는 물론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한 반도체 역시 올해 하반기부턴 점진적인 업황 회복을 기대했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DS부문이 4조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DS부문이 4조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적자 행진’

반도체 한파는 예상보다 혹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각각 4조5800억 원, 3조4023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2012년 SK그룹 편입 이래 최악의 국면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매출을 13조7300억 원으로 밝혔다. 전년 동기 매출(26조8700억 원)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난 셈이다. 영업이익(8조4500억 원)의 경우 13조 원이 증발한 것과 같다. 이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부진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고객사의 D램 재고가 높아 수요가 줄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여기에 시스템LSI, 파운드리의 수요 위축이 실적 하락을 키웠다고 덧붙였다.

실적 타격에도 선제 투자를 통한 초격차 전략은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투자를 지난해 수준(53조1153억 원)만큼 유지하되 신제품 투자는 오히려 늘릴 계획이라고 알렸다. 중장기 수요 증가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특히 서버용 D램 중에서도 고부가 제품으로 꼽히는 DDR5 생산과 경쟁력 확대에 집중하기로 했다. 4세대 고대역메모리인 HBM3도 하반기 양산을 앞뒀다. 

SK하이닉스 역시 반토막 난 매출 회복의 열쇠를 고성능 D램을 꼽았다. 챗GPT 등 AI용 고성능 서버 시장 규모 확대, 고용량 메모리 채용 고객 증가가 업황 개선을 이끌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DDR5/LPDDR5, HBM 중심으로 매출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를 176단 낸드 기반의 SSD, uMCP로 확대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고히 할 것이라는 게 SK하이닉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추가 감산 없이 최신 제품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1분기에서 5조88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충북 오창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 전극 롤의 품질을 검수하는 모습이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충북 오창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 전극 롤의 품질을 검수하는 모습이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또’ 실적 경신

이른바 K-배터리는 쾌속 순항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모두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의 확대와 함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가 예상되면서 배터리 시장의 지속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후발주자인 SK온의 실적발표는 내달 4일 예정됐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5개 분기 연속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에 달성한 매출 8조7471억 원과 영업이익 6332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4%, 144.6% 상승한 것이다. 이는 북미 전기차 수요, GM1공장의 안정적 가동이 실적 개선에 주효한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미 오하이오주에 연산 45GWh 생산규모의 합작공장을 세웠다. 양사는 2·3공장도 함께 건설해 향후 미국 내 생산능력을 140GWh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수익성이 예상되는 북미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단독공장과 스텔란티스, 혼다와의 합작공장까지 포함해 오는 2025년 예상 가능한 북미 생산능력은 총 250GWh 이상이다. 안정적 사업 추진을 위해 ▲셀·모듈·전극 등 배터리 부품의 현지 생산능력 강화 ▲분리막·전해액 현지화 ▲지분 투자 및 장기공급계약을 통한 핵심 광물 물량 확보 등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애리조나에 짓게 될 원통형 및 ESS 공장의 조기 안정화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키워나갈 방침이다.

삼성SDI는 올해 1분기에서 매출 5조3548억 원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매출 5조원을 넘겼다. 영업이익은 3754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에너지 부문은 매출 4조7978억 원, 영업이익 31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6%(3조3190억 원), 91.7%(1650억 원) 증가하며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삼성SDI는 설명했다. 

성장 비결로는 P5(5세대 각형 배터리) 탑재 신모델 출시 효과가 가장 첫손에 꼽혔다. 삼성SDI는 P5의 판매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북미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2분기 실적의 청신호를 밝혔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 GM과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한편 원형 46파이와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가동 등을 통해 차세대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소미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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