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동호안 유휴부지 및 미매립지 활용한 신사업 투자 확대 검토
철강 넘너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도약…4조4000억 투입

김학동 포스코그룹 부회장(오른쪽)이 지난 19일 광양제철소와 동호안 부지를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부지 현황 및 개발 계획을 브리핑했다. 이 자리에서 김 부회장은 신성장산업 추진을 위한 정부 규제 완화를 요청했고, 한 총리는 상반기 중 법령 개정 방침을 밝혔다. /사진=포스코
김학동 포스코그룹 부회장(오른쪽)이 지난 19일 광양제철소와 동호안 부지를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부지 현황 및 개발 계획을 브리핑했다. 이 자리에서 김 부회장은 신성장산업 추진을 위한 정부 규제 완화를 요청했고, 한 총리는 상반기 중 법령 개정 방침을 밝혔다. /사진=포스코

[뉴스워치= 소미연 기자] 포스코그룹이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신사업 추진에 불을 붙였다. 미래 사업의 거점은 전남 광양이 유력하다. 광양국가산업단지 내 동호안 부지에 향후 10년간 약 4조4000억 원의 투자를 검토 중이다. 해당 부지는 1989년부터 포스코가 개발해왔다. 광양제철소 운영과 관련 설비 확장 및 부지 침식 방지를 위한 공작물(동호안) 설치 등을 위해 공유수면 매립 승인을 받아 제철소와 동호안 사이의 바다를 매립해오고 있다. 

21일 현재까지 536만여㎡가 매립이 완료돼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83만㎡ ▲슬러그 처리장 93만㎡ ▲코크스 부지 126만㎡ ▲니켈법인 SNNC의 사업장 26만㎡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지는 공터다. 예정대로 오는 2050년까지 전 지역(760만㎡)의 매립이 완료되면 공터 규모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시행령 때문이다.

포스코는 시행령에 따라 당초 허가받은 철강 산업과 연관 업종만 산단 입주가 가능한 상태다. 유휴부지가 있어도 투자를 망설여온 이유다. 그간 포스코는 정부의 규제 완화를 수차례 건의해왔다. 이틀 전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부 관계자들이 광양제철소와 동호안 부지를 찾았을 땐 김학동 부회장이 직접 나섰다. 김 부회장은 부지 현황 및 개발 계획을 설명하며 “신속한 법령 개정과 산단 개발계획 변경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포스코의 건의에 수긍했다. 현행 제도에서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상반기 중 입법예고를 완료한 뒤 실행하겠다고 화답했다. 신성장산업 육성,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산단 입주 산업의 허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뜻이다. 이 같은 정부의 지원 방침이 포스코의 신사업 추진을 위한 광양 투자로 이어진 셈이다. 포스코는 규제 완화 시 2차전지 소재와 수소 사업 관련 공장 건설을 우선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광양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동호안(東護岸). 포스코그룹은 동호안을 활용해 2차전지소재 및 수소 등 에너지 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광양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동호안(東護岸). 포스코그룹은 동호안을 활용해 2차전지소재 및 수소 등 에너지 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앞서 포스코는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을 목표로 ▲철강 ▲2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분야 7대 핵심 사업으로 선정했다. 현재 독보적인 사업 성과를 보이는 분야는 2차전지 소재다. 원료(리튬·니켈·흑연)부터 소재(전구체·양극재·음극재)까지 생산과 공급이 가능한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는 기업은 포스코가 유일하다. 소재 생산의 핵심 축인 포스코퓨처엠은 포항과 함께 광양에 공장(각 1개소)을 운영 중인데, 그룹의 투자 계획에 따라 동호안에 추가 증설 가능성이 커졌다.

이로써 포스코는 국가균형발전 기여와 광양 민심을 아우르는 효과까지 거둘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가 밝힌 예상 투자금 4조원대는 전남 지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데다 광양 지역에 대한 추가 투자로 지역민들의 포스코퓨처엠 본사 이전 요구를 부합하게 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특히 동호안 부지의 경제적 가치 제고는 광양시의 오랜 숙원이었다는 점에서 포스코가 해결사 역할까지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포스코는 “동호안 부지에 기존 철강과 국가첨단산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메가 미래형 산업단지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며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지방소멸 방지에 기여하는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을 다해 나갈 방침이다”라고 전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이번 투자가 확정될 경우 연간 생산 유발효과 약 3조6000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약 1조3000억 원, 취업 유발효과 약 9000명 등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정했다. 

소미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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