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업계에 자사 블록체인 시스템 이식...계좌관리기관 위상 공고화

[편집자주] 토큰증권 시장이 금융시장의 미래 먹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토큰증권이란 특정 자산에 대한 권리의 일부를 증권화한 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상장·유통하는 것이다. 국회와 금융당국은 지난해 총 4회에 걸친 국회 세미나를 거쳐 지난 2월 금융당국의 토큰증권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도입을 공식화했다.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SK증권 등 일부 증권사에서 먼저 시장 개척에 나섰고 토큰증권 도입을 공식화한 이후 은행과 증권사들이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이에 본지는 증권사와 은행의 토큰증권 준비 현황과 토큰증권 제도 준비사항 등에 대해 알아본다.

SK증권은 토큰증권 사업을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조각투자의 토큰화 및 유동화 플랫폼을 자체 개발한 후 이를 조각투자업계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토큰증권 시장 영토확장에 나섰다. 이를 통해 부동산, 미술품, 해양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토큰증권 인프라를 확보했고 앞으로도 그 영역을 더욱 넓혀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SK증권 여의도 본사 젼경. / 사진 =SK증권
SK증권은 토큰증권 사업을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조각투자의 토큰화 및 유동화 플랫폼을 자체 개발한 후 이를 조각투자업계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토큰증권 시장 영토확장에 나섰다. 이를 통해 부동산, 미술품, 해양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토큰증권 인프라를 확보했고 앞으로도 그 영역을 더욱 넓혀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SK증권 여의도 본사 젼경. / 사진 =SK증권

[뉴스워치= 박현군 기자] SK증권은 지난해 1월 토큰증권 사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토큰증권 시장 진출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2022년 디지털 사업본부를 포함한 디지털 부문을 확대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부터다.

SK증권은 조직개편 이후 ‘최고디지털경영자(CDO, Chief Digital Officer)’의 책임 아래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 금융 진출을 위해 토큰증권, 가상화폐, 대체불가토큰, 암호화폐 등 다양한 사업분야에 대해 다각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SK증권은 지난해 1월 부동산 조각투자업체 ‘펀블’과 업무협약을 맺고 토큰증권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진은 김신 SK증권 사장(왼쪽)과 조찬식 펀블 대표. / 사진=SK증권
SK증권은 지난해 1월 부동산 조각투자업체 ‘펀블’과 업무협약을 맺고 토큰증권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진은 김신 SK증권 사장(왼쪽)과 조찬식 펀블 대표. / 사진=SK증권

‘펀블’에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토큰증권 시스템 이식

SK증권은 지난해 1월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기업 ‘펀블’과 제휴를 맺고 부동산 토큰증권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SK증권은 토큰증권 등 디지털 신사업을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블록체인 시스템 구축을 아직 완료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는 토큰증권 시장에 진출한 은행·증권사 대부분이 IT 전문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자사 내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한 후 조각투자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토큰증권 시장에 뛰어드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SK증권은 제휴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조각투자 서비스 플랫폼을 공동 개발한 후 이를 ‘펀블’이 운용하는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에 이식했다. 이 시스템은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안에서 거래되는 투자상품들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토큰(DABS, Digital Asset Backed Securities)’화한 후 이를 기반으로 부동산을 주식 투자하듯 쉽고 빠르게 거래할 수 있도록 는다.

또한 이 플랫폼은 SK증권 내 IT시스템과도 완벽하게 호환되기 때문에 펀블의 부동산 조각투자 상품들은 디지털증권시장이 개소 후 SK증권을 통해 상장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SK증권은 펀블에 블록체인 시스템 안착과 공동 운영을 통해 부동산 토큰증권의 발행·유통·운용 뿐만 아니라 펀블의 고객이 투자한 DABS와 일대일로 매칭된 신탁 수익증권을 기존 부동산 유동화시장에 유통하면서 토큰증권 사업 노하우를 확보했다.

펀블도 SK증권을 통해 자사 플랫폼에 한정됐던 시장을 제도권 내 부동산 유동화시장과 디지털 증권거래 시장으로까지 확대했다.

SK증권 관계자는 “디지털 자산은 SK증권 Biz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제도권 내 디지털 자산 시장 선점을 위해 다양한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증권과 열매컴퍼니가 지난해 6월 토큰증권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진은 김신 SK증권 사장(왼쪽)과 김재욱 열매컴퍼니 대표. / 사진 =SK증권
SK증권과 열매컴퍼니가 지난해 6월 토큰증권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진은 김신 SK증권 사장(왼쪽)과 김재욱 열매컴퍼니 대표. / 사진 =SK증권

미술품 기반 디지털 토큰 시장 진출

SK증권은 지난해 6월 미술품 공동구매업체인 ‘열매컴퍼니’와 함께 미술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토큰증권 시장에 뛰어들었다.

SK증권은 열매컴퍼니와의 협업을 통해 부동산 토큰증권 시스템 ‘펀블’의 개발 노하우에 자산관리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메타버스 시스템을 추가해 더욱 고도화 된 블록체인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이를 위해 SK증권은 지난해 6월 열매컴퍼니와 맺은 협약서에 블록체인 기반 미술품 유동화 상품 발행 및 유통 플랫폼 사업의 공동 추진 외에도 투자 자산관리 마이데이터 서비스 개발과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을 위한 콘텐츠 개발을 위한 공동협력 부문을 추가했다.

SK증권은 이 조항을 통해 자사 플랫폼 내에 블록체인 기반 마이데이터 시스템과 메타버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열매컴퍼니와의 사업을 통해 실증 시험함으로써 자사 내 블록체인 플랫폼을 고도화했다.

SK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지난달 3월 한국해양자산거래와 해양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토큰증권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진은 왼쪽부터 고경모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 김영춘 한국해양자산거래 대표이사, 최석원 SK증권 사업부대표. / 사진=유진투자증권
SK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지난달 3월 한국해양자산거래와 해양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토큰증권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진은 왼쪽부터 고경모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 김영춘 한국해양자산거래 대표이사, 최석원 SK증권 사업부대표. / 사진=유진투자증권

한국해양자산거래 계좌관리기관 지위 확보

SK증권은 올 3월 한국해양자산거래, 유진투자증권과 ‘해양자산 관련 토큰증권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컨테이너, 항만 운영권 등 다양한 해양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토큰증권 사업에 뛰어들었다.

SK증권은 해양자산 관련 토큰증권 사업에서 계좌관리기관으로만 참여한다. 신탁 수익증권 발행 업무는 유진투자증권이 맡고 블록체인에 기반한 해양자산 토큰증권 플랫폼 구축은 블록체인 인프라 전문기업인 ‘이큐비알 홀딩스’에서 담당할 예정이다.

SK증권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 환경 아래 다양한 해양자산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계좌관리 시스템과 운영 경험을 제공하고, 향후 거래 자산 확대 역시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현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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