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중심으로 체질개선…친환경 종합화학사 도약 준비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속 유통과 바이오·헬스 시너지 기대돼

[편집자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위기에 강했다. 그가 2017년 4월3일 그룹의 창립 50주년 기념일에 선언한 '뉴롯데' 비전이 방증하는 사례다. 당시 경영권 분쟁으로 촉발된 검찰 수사로 기업 이미지가 실추되고, 정부의 사드 정책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로 손실 규모와 함께 위기설이 커지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자구책으로 내놓은 게 바로 '뉴롯데'였다. 핵심은 과감한 혁신과 재도약으로 설명된다.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도전정신을 이은 2세대 경영 본격 신호탄과 같았다. 그로부터 6년이다. 

롯데그룹의 화학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의 전경이다. /사진=롯데케미칼
롯데그룹의 화학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의 전경이다. /사진=롯데케미칼

[뉴스워치= 소미연 기자] 롯데그룹은 체질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뤘다. 사업군 재편과 함께 그룹의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화학 부문이 맡게 됐다. 주력 사업으로 삼아온 유통 부문은 한발 물러섰다. 유통이 지난 50년간 롯데의 기둥으로 국내 재계 서열 5위에 오르는 발판을 만들었다면, 새로운 50년은 화학을 중심으로 한 신사업이 롯데의 청사진을 담게 될 것이라는데 재계의 이견이 없다. 

실제 그룹 내부에서도 화학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케미칼과 그 자회사인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에 대한 성장 가능성에 기대가 크다. 지난해 업황 부진으로 실적 한파를 피할 수 없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반등의 기회를 잡게 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이차전지와 수소 등 에너지 친환경 사업에 투자 방침을 고수하는 이유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2030년 매출액 50조원 달성과 탄소감축성장 목표를 담은 '2030 비전'을 발표했다. 추진 전략으로는 ▲범용 석화사업의 지역 다변화와 제품 경쟁력 확대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의 제품군 확대 및 범용 사업 제품의 고부가화 ▲바이오 소부장·친환경 소재 등 신규 사업군 진출 ▲수소에너지, 전지소재, 리사이클 및 바이오플라스틱 성장 등을 내놨다. 이로써 '친환경 종합화학사'로 도약한다는 게  롯데케미칼의 계획이다.

수소 밸류체인 구축도 속도를 냈다. 2030년까지 총 6조원을 투자해 120만t 규모의 청정 수소를 생산·판매하고, 해외 청정 암모니아 도입을 추진한다. 이미 독일 에너지기업 RWE, 일본 미쓰비시 상사에 이어 글로벌 암모니아 최대 생산기업인 미국 CF인더스트리스와 손잡고 미국 내 청정 암모니아 사업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이외에도 세계 수소·암모니아 유통망 확대를 위해 한국전력 및 이토추·스미토모 등 일본 상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해외 프로젝트 중에선 인도네시아 반텐주 지역에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를 짓는 이른바 '라인 프로젝트'가 최대 규모로 꼽힌다. 예정대로 오는 2025년 완공되면 연간 에틸렌 100만t, 프로필렌 52만t, 폴리프로필렌 25만t 등을 각각 생산할 수 있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전진 기지이자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생산거점이 되는 셈이다. 여기에 롯데케미칼이 밝힌 투자액만 5조원(총 39억달러)이 넘는다. 

롯데케미칼을 필두로 한 그룹 사업 대전환의 성과가 이르면 3년 내 가시권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롯데 측은 이 같은 변화에 대해 '탈유통' 전략으로 못을 박진 않는다. 유통에 의존해온 사업 구조를 탈피한다는 게 더 정확한 설명이기 때문. 기존보다 유통 사업 영역대가 그룹의 신사업 추진과 함께 확대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화학과 함께 미래 동력으로 점찍은 바이오·헬스케어 부문에서 그간 유통 사업을 통해 구축해놓은 유통망이 활용될 계획이라고 롯데 측은 전했다.

소미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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