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칼럼] 정부기관 국민 신뢰도 조사에서 국회가 10년째 ‘꼴찌’를 기록했다. 그 마저도 작년에 비해 10%나 신뢰도가 더 떨어졌다. 국민 4명 중 3명은 국회를, 정치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한다.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 정치라니. 이것은 죽은 정치 아닌가? 너무나 비통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이 현상의 근본적 원인을 다름아닌 ‘소선거구제’ 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소선거구제’는 한 지역구에서 1명을 뽑는 방식으로 거대 양당제에서 상대방을 흠집 내면 그 반사이익을 오롯이 내가 다 받는 구조다. 그 구조 안에서 서로에 대한 증오, 혐오, 적개심을 고취시키는 정치 기술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나의 정책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알리기 보다 상대방의 흠집이 무엇인지를 파헤쳐, 지지자들의 증오심과 적개심을 선거에 이용한다. 나 아니면 너가 되고, 너 아니면 내가 되는 이 소선거구제 속에서 어떻게 하면 너를 눌러 앉힐 수 있는지 서로 서로 못난 점을 파헤친다.

이런 못난이 대결을 하고 있는 정치를 어떤 국민이 좋아하고 신뢰하겠는가? 국민들 눈에는 ‘그 나물에 그 밥’ 일 뿐이다. 최근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의 ‘어디서 배워먹었냐’ 발언, 민주당 우상호 의원의 ‘웃기네 정말’ 고함치기 등은 국민의 신뢰를 아주 바닥에 내동댕이 치게 만들었다. 늘 상대 진영을 향해 쏟아 붓던 독설이었고, 그로 인해 재미를 보았을 이들은 이제는 그 독설에 도취되어 일반 국민인 선관위 직원에게, 국회 직원에게 내지르고 만 것이다.

정치가, 국회가 아무 변화없이 이대로 간다면 국민들은 정치에 철저히 등을 돌리고 말 것이다. 국민을 잃은 국회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는 이 상황에서 국회는 정신차리고 그 체제를 고쳐나갸야 한다. 정치양극화를 부추기고, 상대방 헐뜯기로 내가 이득을 보고, 혐오와 증오를 당선의 도구로 일삼는 소선거구제를 그대로 두면 우리 국회는 죽는다. 적어도 4인 이상을 뽑는 대선거구제로 이번에 반드시 개정되어야 한다.

30일부터 국회는 선거제개혁을 위한 전원회의가 시작되었다. 29일 국회 본청 앞에서는 초당적 청년정치인 모임 ‘정치개혁2050’이 선거제 개혁을 촉구하는 1,000인 선언을 진행했다. 법정기한인 4월10일까지 고작 열흘가량 남은 상황. 오히려 후퇴했던 지난 19대 선거제 개편논의를 떠올려보면, 이번 20대 국회 역시 국회가 스스로 과연 선거제 개편을 할 수 있을지 그리 희망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현재 선거제 개편 논의는 크게 3가지 안으로 제안되어 있다. 1안 중대선거구제(도농복합선거구제) + 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2안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 + 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 3안 소선거구제 + 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이다. 그 어떤 안도 국회의원 본인의 지역구를 줄이는 안은 없어보인다. 어찌 되었든 국회의원 전원이 함께하는 전원회의에서 토론을 거쳐 단독안으로 합의를 보자는 것이 국회의 현 상황이지만 각자의 셈법 때문에 합의는 요원할 듯 하다.

손수조 리더스클럽 대표
손수조 리더스클럽 대표

게임의 룰(선거제)을 선수(국회의원)에게 맡기는 것이 애당초 말이 안 되는 상황이기에, 공론조사를 통한 국민들의 의견수렴과 합의 과정을 거치고 원래의 주인인 시민들에게 선거제 개편 논의를 완전히 백지위임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법정 기한인 4월 10일까지 제대로 된 안을 도출해내지 못한다면, 그 때는 국회의원 모두 선거제 개편 논의에서는 손 떼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 리더스클럽 대표

◇ 장례지도사

◇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전)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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