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알려진 탓에 봉사, 외식 쉽지 않아"
취미는 등산, 땀흘린 뒤 먹는 컵라면 선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방 사업장을 잇따라 방문해 사업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임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방 사업장을 잇따라 방문해 사업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임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소미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유명세에 따른 아쉬운 마음을 토로했다. "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싶은데 얼굴이 알려진 탓에 쉽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익명 기부가 차선택이 됐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 단체에 대한 기부를 빼놓지 않고 챙긴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엿새 전 방문한 삼성전자 스마트시티(구미사업장)에서 '기부왕'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히며 "외국인 노동자와 아이들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수십개 단체에 꾸준히 익명 기부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회장에 취임할 때에도 "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그다. 다만 이 회장의 기부 내용이 구체적으로 공개된 적은 없다. 그룹 차원의 기부는 재계 서열 1위 답게 때마다 늘 가장 많은 금액을 내놨다. 지난해 연말에도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50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또 청소년 교육과 아동보호 사업을 수행하는 NGO 8곳의 달력을 32만개 구입했다. 

임직원들의 기부도 생활 속 실천으로 이어졌다. 2015년 구미 스마트시티에서 시작된 나눔 키오스크가 수원 디지털시티로 확대돼 손쉬운 기부를 도왔다. 나눔 키오스크는 삼성전자 사내 식당과 건물 로비 등에 설치돼 접근성이 높은데다 화면에 사원증을 접촉하는 방식으로 한 번에 1000원씩 기부가 가능하다. 지난 7일 이 회장과 함께하는 간담회에 참석한 직원 9명도 나눔 키오스크를 포함한 기부와 불우이웃 봉사 등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직원들과 일일이 기념 촬영을 하고 '우리 회사 기부왕 행복하세요'라는 메시지를 직접 적은 손글씨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참석자들과 각자의 취미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은 "등산 후 먹는 컵라면이 참 좋다"며 등산을 취미로 꼽은 뒤 "어디서든 물을 팔팔 끓일 수 있는 보온병 아이디어를 제안해봤는데 개발되면 모두에게 선물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이후 골프를 끊고 등산으로 취미를 바꿨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5월 디시네트워크로부터 1조원 규모의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따낸 배경으로 이 회장의 이른바 '등산 세일즈'가 꼽히기도 했다. 찰리 에르겐 회장이 2021년 방한했을 당시 그가 전문가급 실력을 갖춘 등산 애호가라는 점을 착안해 북한산 등반을 제안한 것. 뿐만 아니다. 이 회장은 에르겐 회장이 묵는 호텔로 직접 차를 몰고 가서 그를 태웠다. 두 사람은 동행자 없이 5시간가량을 산에 오르며 신뢰를 쌓았다.

이 회장은 특별히 가려 먹는 음식도 없다. 지난 1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 직원으로부터 좋아하는 음식, 단골 맛집에 대한 질문을 받자 "다 잘 먹는다. 한국 음식도 좋고, 특정 국가에 가면 그 나라 음식만 먹으며 일주일을 보내기도 한다"고 답했다. 다만 국내에선 "얼굴이 너무 알려져 외식을 거의 못하고 지낸다"고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소미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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