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칼럼] 서비스업이 어렵다. 물가는 오르고 금리도 오르고 일손 구하기마저 어렵다. 그래서인지 매일같이 폐업과 창업이 무수히 반복된다. 정년 후 퇴직금을 쏟아붓고, 혹은 어찌어찌 모은 종잣돈을 쏟아붓고, 열정을 다했던 그 사업을 접는 마음은 어떨까?

지난해 말, 고용노동부는 서비스업 일부 직종에 이주노동자를 채용할 수 있도록 고용허가 대상 업종을 확대하고 앞으로 외국인력 파견도 허용하겠다고 하였다. E-9 비자 고용허가 업종을 확대하여 농업·제조업·건설업 등 업종에 제한했던 E-9 비자를 우선 4개 서비스업종의 상·하차 직종으로 확대하는데, 폐기물 수집·운반·처리 및 원료 재생업, 음식료품 및 담배 중개업, 기타 신선식품 및 단순 가공식품 도매업, 식육운송업 등이 이에 속한다.

그리고 파견근로도 허용하겠다고 한다. 특정 시기에 생산되는 농·수산물 가공과 같은 일시적 수요에는 3개월 이내 파견 허용을 검토하고 가사 노동 분야에도 외국인력 도입이 추진된다. 정부는 그간 “가사 노동 외국인력 도입에 대해 국내 중장년 저임금 여성 일자리 잠식과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해 이주노동자의 이탈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보였던 부정적인 태도를 변경한 것이다. 일단 소규모로 시범사업을 먼저 해 보고 장단점을 평가해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다. 이를 위하여 정부는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가사근로자 법)에 따라 공인받은 서비스인증기관에서 한국어 구사 능력이 검증된 E-9 비자 이주노동자를 고용하고, 서비스 약정계약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할 생각이란다.

한국은 지금 끊임없는 물가 상승과 최근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생활비의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직자는 당연히 어느 정도의 수입이 보장되는 직장을 원한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열악한 사정은 이러한 눈높이에 부응할 능력이 안 된다. 그래서 실업률은 높은데 일손은 구하기 힘든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가사근로자도 요즘 같은 불경기에 감히 구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서비스는 생산된 재화를 운반하거나 생산, 소비에 필요한 인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을 위해 도움을 주거나 배려를 해주는 행위 또는 기술을 말한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서비스업의 종류도 많아지고 서비스업 시장도 점점 커지는데 이러한 방대한 시장에서도 일손을 구하기가 어렵다.

일본의 경우 전통적으로 이민에 대해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정책을 시행해 왔지만 근래에 인구통계학적 및 경제적 문제에 대응하여 이민자들에게 서비스 시장을 개방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인구는 급속도로 고령화·감소하고 있으며, 서비스업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에서 노동력 부족을 메우기 위한 외국인 노동자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1990년, ‘출입국관리 및 난민인정법’의 시행 당시 체류자격의 종류를 확대하여 외국인 수용범위를 넓히고 인력난으로 고통받던 중소기업들은 기능연구생이라는 새로운 외국인 노동력을 대거 동남아시아 등에서 수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체류 자격에 ‘정착자’가 새로 포함되었는데 정착자는 일본에서 활동의 제한이 없고, 산업・직업 분야에서 다양하게 합법적 취업이 가능하여 많은 사람이 제조업이나 음식・서비스업 등에서 미숙련 노동에 종사하게 되었다. 또한, 2018년 일본은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특정 기술 근로자 비자(Specified Skilled Worker Visa)라는 새로운 비자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 비자는 특정 기술과 경험을 가진 외국인 근로자가 최대 5년 동안 일본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특히 건설, 숙박업, 요식업 등 노동력 부족에 직면한 14개 산업을 대상으로 한다.

이민자에게 서비스 시장을 개방하는 것은 자칫 복잡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나라에서는 이미 이민자에게 특정 서비스 부문을 개방했지만, 또 다른 나라에서는 더 제한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민자에게 서비스 시장을 개방하기로 한 모든 결정에는 잠재적인 이점과 단점이 있게 마련이므로 정부는 시범사업을 통해 이러한 장단점들에 대해 평가를 할 생각인 것 같다.

박성호 동덕여대교수
박성호 동덕여대교수

한국이 이민자들에게 서비스 시장을 개방하기로 한 결정은 당면한 인구통계학적 및 경제적 문제에 대한 세간의 걱정을 반영한 것이다. 한국은 급속한 고령화와 세계 최저의 출산율로 노동력 감소와 경제성장률 하락이 예상된다. 이민자들에게 서비스 시장을 개방하는 것은 자영업자들의 시름을 덜어주고 미래에 한국의 경제 성장을 지속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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