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칼럼] 지금 대한민국은 개혁 중이다. 아마 태어나서 지금까지 개혁 중이지 않은 시절이 있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한국의 개혁은 끊임없이 현재 진행형이다.

소위 '폭풍 224'라는 암호명 아래 북한이 자행한 불시의 새벽 침공으로, 한국전쟁(1950-1953)은 시작되었고 남한과 북한을 합쳐서 약 300만 명 가까운 사망 또는 실종자를 만들어 내었다. 모 방송에서 한국전을 배경으로 만든 다큐멘터리에서는, 확인된 사상자만 600만이라고 방송하기도 했다. 남한과 북한은 철저히 파괴되었고 전쟁의 폐허 위에 한국은 경제를 현대화하고 재건하기 위해 개혁의 노정을 걷지 않을 수 없었다.

1955~1963년까지는 수입품을 현지 생산품으로 대체하여 국내 생산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수입 대체 산업화(Import Substitution Industrialization) 정책이 시행되었고, 또한 정부는 대지주에서 소작인에게 농지를 재분배하고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농지 개혁을 시행했다. 농지 개혁은 소득 불평등을 줄이고 많은 한국인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켰다.

1963-1979에는 한국 정부는 수출을 늘리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수출 지향적 산업화(export-oriented industrialization) 정책을 시행했다. 또 수출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 산업 은행과 한국 수출입 은행과 같은 새로운 경제 기관을 만들었다. 산업화를 이루기 위해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 기업에 대한 세금 인센티브, 외국 상품에 대한 수입 제한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노력은 한국의 제조업을 발전시켰고 한국을 전자, 자동차 및 기타 제품의 주요 수출국으로 만들었다.

1980년 이후에는 국가 경제 발전에 역할을 한 대규모 가족 소유 기업의 대기업인 재벌 체제가 만들어졌다. 정부는 또한 금융 및 노동 시장 개혁과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도 시행했다.

동시에 교육개혁도 진행되었다. 정부는 교육에 상당한 투자를 하여 학교 교육의 질을 개선하고 식자율을 높이고자 노력하였다. 교육은 국가의 경제 및 사회 발전에 중요한 요소로 여겨졌다. 정치 개혁도 이루어졌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한국은 정치적 자유화와 민주화의 시기를 겪었다. 이제 한국은 민주적인 정부가 수립되고 인권과 자유가 보호되었다.

이러한 개혁은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에서 이제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경제국 중 하나로 탈바꿈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다. 국가의 1인당 GDP는 많이 증가했으며 수출 지향적인 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했다. 개혁은 또한 평균적인 한국인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켜 더 번영하고 현대적인 사회로 이어졌다.

그런데 지금도 한국은 개혁 중이다. 지난 정권이 과거 정권을 적폐로 규정하면서 거의 모든 분야에서 과거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자 하였다. 그리고 그다음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전 정부의 정책이 또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국가는 다양한 이유로 개혁을 추진한다. 먼저 경제적 이유로 국가는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경쟁력을 높이거나 경제적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개혁을 시도한다. 다음은 정치적 이유로 국가는 부패와 소수의 개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과 같은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더 많은 정치적 자유와 대표성에 대한 대중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개혁을 단행한다. 사회적 이유에서도 개혁이 진행된다. 불평등, 빈곤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의료 및 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개혁이 필요할 수 있다. 기술 발전을 위한 개혁도 시행된다. 디지털 기술의 사용 증가와 같은 기술 발전에 적응하여 국가가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유지되게 하려고 개혁이 필요할 수 있다. 그리고 국제적 압력에 의한 개혁도 있다. EU나 UN과 같은 국제기구의 압력에 따라 또는 국제 조약 및 협정을 준수하기 위해 개혁이 단행될 수 있다.

국가 개혁의 이유는 국가마다, 때에 따라 다르며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개혁의 목표는 국가의 기능을 개선하고 기존 문제를 해결하며 국가가 시민에게 봉사하고 목표를 추구할 수 있도록 더 잘 준비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개혁은 어떤 개혁일까? 금리의 인상과 물가의 인상으로 이미 어려워진 서민의 삶을 개선하지 못하고, 정년 연장 등의 대책도 없이 연금개혁이니 고령자 지하철 무임승차를 폐지 혹은 조정하자는 식의 개혁은 어떤 목적으로, 누구를 위해 시도하는 개혁일까?

박성호 동덕여대교수
박성호 동덕여대교수

선거를 통해 민심을 확인한 지 불과 6개월여가 지난 상황에서도 공공연하게 탄핵을 부르짖는, 극한의 대립을 일삼는 정치문화. 좀처럼 취업의 희망이 보이지 않음에도 계속되는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 피폐할 대로 피폐한 사교육 폐지나 절감, 대학입시에 몰방하는 바람에 제 역할을 못 하는 공교육 등 과제가 산적한 교육정책, 지금 개혁을 한다면 이런 게 중심 목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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