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로 어음 부도 1154.2% 폭증 후 꾸준히 감소세 보여
금융업계·당국 “금융산업 내 자유시장 기능 회복 필요” 의견 확대
[뉴스워치= 박현군 기자]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치솟던 기업들의 어음 부도율이 점차 안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지난 18일 발표한 어음교환 및 부도 통계에 따르면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한 지난 9월 이후 어음 부도액은 9월 4678억원으로 전월 373억원 대비 무려 1154.2%나 급등한 이후 10월 3923억원, 11월 3112억원, 12월 2282억원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동월과 비교하면 9월은 496.7%나 급증했으나 10월에는 237.9%, 11월 180.4%로 증가세가 하향곡선을 그렸고 12월에는 19.5%로 안정세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자금시장 경색이 점차 안정화되면서 기업어음의 부도율도 점차 안정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인해 금융당국은 지난 12월 은행채 발행제한을 차환발행에 한해 철폐하는 등 긴급 규제를 해제했다.
또한 금융당국과 금융시장에서는 이같은 긴급조치를 풀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의 금융채 발행 제한은 긴급조치 차원으로 이해되지만 시장원리에 배치되는 규제라는 점에서 빠르게 정상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어음부도율 하향화 등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는 이상 차환발행에 한정된 허용이 아닌 완전한 규제철폐를 저울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도 “채권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는 만큼 언제까지 규제정책을 유지할 수는 없다”며 “은행채 발행 제한조치도 완전히 해제 시기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금융당국에서는 금융채 특히 은행채 발행제한 철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어음부도율 등의 지표상 채권시장 및 자금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올 해 경기상황과 기업의 자금수요 예측 등을 볼 때 자금시장이 국내 기업들의 긴급 자금조달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만큼 안정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9월 어음부도 금액은 전월(2022년 8월, 373억원) 대비 1154.2%, 전년 동월(2021년 9월, 1993억원) 대비 134.7% 증가했다.
박현군 기자 newswatch@news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