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임기 끝에 '연임하지 않겠다' 쐐기
퇴임 계기로 위상 떨어진 전경련 쇄신해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7연임을 거부하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사진은 2021년 2월 정기총회에서 재선임된 허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전경련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7연임을 거부하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사진은 2021년 2월 정기총회에서 재선임된 허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전경련

[뉴스워치= 소미연 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만료를 한달여 앞둔 상황에서 사의를 분명히 한 것은 더 이상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본인의 강한 의지를 나타내는 동시에 전경련의 대대적인 쇄신 필요성을 제기한 것과 같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허 회장은 지난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전경련 부회장단과 식사하며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허 회장과 호흡을 맞춰온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도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 

문제는 후임자로 거론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사단법인 전경련은 회장 임기가 끝나는 당해 2월에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추대해야 한다. 정기총회가 임박했지만 마땅한 후보가 없다는 게 전경련 측의 토로다. 

사실 허 회장도 2011년 취임 이후 회장 교체기 때마다 연임 거부 의사를 밝혀왔으나 후임 물색에 난항을 겪자 회장직을 계속 수행해왔다. 2년 임기를 6회 연속 연임하면서 12년 동안 전경련을 지켜온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허 회장이 퇴임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했다는 전언이다.

허 회장의 사의설은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에 함께할 경제사절단에 빠지면서 확대되기 시작했다. 불참 결정 사유는 허 회장의 개인 일정으로 알려졌으나, 전경련을 떠나기로 결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허 회장의 퇴임으로 전경련은 변화의 기로에 섰다. 안팎에선 이번을 계기로 추락한 위상을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앞서 전경련은 2016년 국정농단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재계의 맏형'으로 불리며 한국 경제를 이끄는 역할을 해왔다. 사건 이후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이 탈퇴하면서 침체기를 맞았다.

허 회장은 전경련에서 탈퇴한 4대 그룹의 재가입을 추진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무거운 짐을 벗고 본업(GS그룹 명예회장, GS건설 회장)에 몰두할 전망이다. 

 

소미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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