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칼럼] ‘정치권에 입문하기’에 대한 명확한 정답을 누구라도 할 수 있으면 해보자. 국회의원은 어떻게 하면 되는 것인가? 전국 동시 국회의원 선발 시험이 있는가? 명문상으로는 당의 공천을 받아 선거 출마를 해 국민의 표를 받아 선출되는 것인데. 그렇다면 공천받는 방정식은 무엇인가? 국민의힘, 민주당, 정의당 할 것 없이 국민 모두에게 투명하게 공개되는 공천 시스템이란 없다. 매번 그때마다 주인도 바뀌고 룰도 바뀌는 것이 정당이라는 플랫폼의 생리다. 결국 예측 불가능한 불투명한 방법으로 각 정당의 공천이 좌지우지된다. 물론 모든 정당의 공천 시스템자체가 오류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 속에서 공천을 받는 것 또한 경쟁력의 입증이고, 혹여 공천은 안 되었더라고 무소속으로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 당선되는 사례도 왕왕 있다. 문제는 결과적인 그 방법이 옳던 그르던, 그 방식 자체가 ‘예측 불가능’ 이라는 점이다.

결국은 ‘줄서기’. 이 세 글자가 우리나라 현 정치에서 가장 국회의원 되는 법의 정답에 가깝다. 그렇다면 정치 신인, 지망생들은 무엇을 해야 겠는가? ‘줄서기’다. ‘줄서기’를 잘 하는 이들은 나름대로 그들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다. 현재의 대한민국 정치 시스템 속에서는 그것이 ‘능력’이다. 하지만 그것을 ‘옳다’고 말하지는 못한다. 오늘 다녀온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김가람 후보는 출마선언에서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너의 비전은 무엇이냐’ 가 아니라, ‘너는 누구랑 같이 가냐?’ 이다. 솔직히 그 점에 신경이 많이 쓰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오로지 청년의 힘으로 우뚝 서기로 했다” 고 했다. 그러면서 ‘중요한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며 중꺾마를 외쳤다. 실제로 출마선언 현장에는 현재 거론되는 당대표 후보들의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유력한 당권 후보들이 오지 않아 출마선언 현장이 썰렁했을까? 전혀 아니더라. 그 공간은 약 청년 300여 명이 가득 채우며 김가람 후보를 응원하는 목소리와 청년들 특유의 웃음소리와 따듯한 시선들이 있었다. 김가람 후보는 급기여 자기 마이크를 내어주며, 현장에 온 청년들 아무나 나와서 이야기하라 했다. 한 두분 정도는 사전에 이야기 된 분 같았다. 하지만 그 뒤로는 정말 게릴라로 여기 저기서 손을 들고 우후죽순 말문을 열었다. 후보도 살짝 긴장하는 눈치가 있었다. “김가람 후보는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미혼이다” “MBTI 물어봤더니 그걸로 어떻게 사람을 아냐고, 겪어봐야 알지 하더라” “ 청년답게 줄서기 하지 않는 모습이 좋다” 등 현장은 청년 당원들의 소견 발표 장이 되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원 ‘당에서 행사를 하거나 할 때, 일반 청년 당원들이 무대에 서서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 할 기회는 거의 없다. 늘 국회의원들 축사 듣고 박수 치고 끝난다. 하지만 오늘 김가람 후보가 궁금해서 한 번 와봤는데 정말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고 했다.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자리는 2016년 김상민 국회의원이 청년비례국회의원에 있을 당시 청년들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 지도부에 꼭 한 자리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그 이후로 청년최고위원은 청년 당원들과 신인 정치인들에게 기회의 사다리로 여겨졌다. 실제로 당의 청년위원장과 겸임을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최고위원이나 당대표가 하는 정무와는 차별화된 청년분야를 담당하는 R&R(Role & Responsibility)가 확실한 자리였다. 청년최고위원은 다른 것보다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당내 인재양성과 교육 쪽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힘을 써야 하는 자리다. 그런데 지난 전당대회 때부터 투표권을 청년이 아닌 모든 당원들을 대상으로 늘리면서, 청년에게 표를 받는 것이 아닌 전 당원에게 표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비교적 소수인 청년 유권자들을 고려할 필요나 두려워 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 때부터 당대표 후보와 청년최고위원이 러닝메이트를 이루는 방식은 가열되기 시작했다.

손수조
손수조

당내 인재육성의 사다리 하나 그렇게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그나마 어렵사리 만들어놓은 청년최고위원 제도 마저 기득권의 밥그릇 싸움에 매몰 돼버렸다. 각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했던 청년위원장이나 일반 당원들이 중앙 당대표 후보와 러닝메이트를 이루기는 쉽지 않은 길이 되었고, 청년최고위원 후보의 자리는 오히려 청년들과 점점 멀어졌다. 유명세가 있거나, 현직 국회의원 등 이미 중앙 기득권을 얻은 자들의 밥그릇이 되어 버렸다. 당 청년들도 바보다. 있던 밥그릇을 빼앗겨버렸으니. 정치는 집단의 힘인데, 힘을 모을 구심점도 없었고 그래서 그 힘을 모으지 못했다. 어쩌면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의 자성의 목소리 일지도 모르겠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그 문제의식에 대한 목소리가 나왔고 구심점도 있으니, 그 힘이 모이는지 한 번 보아야 할 테다.

◇ 리더스클럽 대표

◇ 장례지도사

◇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전)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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