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STX중공업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한화
한화그룹이 STX중공업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한화

[뉴스워치= 소미연 기자] 한화그룹이 조선업 진출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STX중공업 인수전에도 참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진행된 STX중공업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해 실사 중이라는 게 투자은행(IB)발 소식이다. 이에 대해 한화 측은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침묵은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화의 인수설에 힘을 실었다.

업계의 의견은 분분했다. 한화가 '왜' STX중공업을 품으려 하느냐에 해석이 엇갈렸다. 실제 인수가 확정될 경우 ▲함정용 엔진 기술력 확보 ▲대우조선해양의 조기 정상화 ▲선박-엔진 수직계열화 완성 ▲글로벌 종합 방산기업 도약 뒷받침 등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지만, STX중공업의 주력 사업 대상이 중형 선박인 만큼 실효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STX중공업이 보유한 함정용 엔진 기술력은 방위산업 부상과 함께 중요성이 커진 분야다. 특히 선박용 디젤엔진과 이중연료(DF) 엔진,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엔진 제조 기술력은 STX중공업의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주요 매출처엔 대우조선해양이 포함된다. 지난 3분기 매출 1위사가 바로 대우조선해양(27.21%)이었다. 한화로선 대우조선해양의 엔진 공급망을 확보하고, 미래산업으로 점찍은 방산 육성 전략에 STX중공업의 역할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다만 대우조선해양과 STX중공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엔 양사가 주력하는 선박 규모에 차이가 크다. 대우조선해양은 잠수함, 구축함 등 초대형 선박 건조를 하고 있는 것. 더욱이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함께 재무 부담을 떠안은 상태다. 대우조선해양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자산총액 12조4992억원 가운데 부채가 11조6005억원에 달한다. 누적 영업손실은 1조1974원으로 집계됐다.

때문에 한화가 STX중공업 인수에 무리하게 나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물론 한화의 자금력은 충분하다. 올해 3분기 기준 약 6조4800억원의 잉여현금(FCF)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 영업이익(3조2524억원)이 전년 대비 6.49% 개선될 것이란 업계 전망이 한화의 자금 경쟁력을 뒷받침했다. 한화는 내년도 계획 수립을 통해 투자 시기와 규모 등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오는 2026년까지 방산·우주항공 분야 투자 금액으로 밝힌 2조6000억원에서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TX중공업에 대한 인수전은 국내 사모펀드(PEF)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 47.81%를 대상으로 실사가 진행 중이다. 실사 이후 본입찰을 거쳐 내년 2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내년 1분기 내 주식매매계약 체결로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로드맵을 세워놨다. 인수 금액은 1000억원 초반대로 추정된다. 현재 한화와 HD현대(옛 현대중공업그룹)가 유력 경쟁자로 꼽히면서 각사의 '오너 3세' 간 맞대결로 비화되고 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이번 인수전을 지휘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미연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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