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칼럼] "저는 장관직 걸고 다 걸게요. 의원님은 뭘 걸겠어요 네?"

이 순간 이었을 것이다. 김의겸 이라는 이름이 국민들 머릿속에 각인 된 것이.

그는 보기 좋게 헛발질을 날렸다. 황교익씨의 말을 빌리자면, 국회의원이 국감장에서 '거짓말을 중계' 했다. 이를 두고 '김의겸이 김의겸했다'는 말이 나왔다. 김의겸 의원의 이런 헛발질이 한 두 번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의겸 의원은 '주한 EU 대사가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했다'고 브리핑했는데, 페르난데즈 대사가 그런 사실이 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김의겸 의원은 한동훈 장관이 이재정 의원과 악수를 하기 위해 뛰어가 악수 장면을 연출했다고 주장했는데, 당시 영상이 공개되면서 이 또한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김의겸 의원의 이러한 아무말 대잔치 헛발질은 그 진실이 밝혀지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는다. 금세 밝혀질 일들을 이렇게 사실확인도 하지 않은 채 아니면 말고 식으로 던지고 보는 행위. 김의겸 했다 한다.

'김의겸 행위'는 정치인들이 가장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정치인이 양치기소년처럼 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버리면 그 생명은 끝이다. 정치는 말로 하는 일인데, 믿을 수 없는 말을 하는 사람을 어떻게 따르고 지지하며 나를 대신해 나랏일을 맡길까. 나를 대신해 세금을 잘 써달라 하기는 커녕, 단 돈 1000원이라도 맡길 수 있겠나.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현대에, 정치인들은 더더욱 정보의 팩트체크와 사리분별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면책특권 뒤에 숨어 '의혹제기' '국민의 알권리'라는 미명으로 무분별한 정보를 국민들앞에 아니면 말고 식으로 쏟아낸다면 그 사회적 혼란과 불필요한 갈등 비용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표 받아야 할 때만 '이 사람 한 번 믿어주세요' 한 들 양치기소년의 이야기를 믿어줄 사람은 이제 없다. 정치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차세대 지도자들은 이번 김의겸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참을 수 없는 정치인의 가벼운 입이 얼마나 사회적 해악이 되고 그 스스로도 신뢰가 떨어지는지 인지해야 할 것이다.

김의겸 의원은 스스로 대변인직에서 사퇴해야 할 것이다. 대변인은 당의 입이다. 대변인이 하는 말은 당 전체의 메시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인의 사견은 줄이고 공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대변인인데, 김의겸 의원은 이미 그 자격을 잃어도 몇 번 잃었다. 민주당 차원에서도 이러한 실책을 하고 국민의 신뢰를 잃은 대변인을 그대로 둔다는 것은 당 전체의 망신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청담동 술자리 의혹' 사건에 있어서는 민주당 지도부 전체가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마땅하다. 민주당 지도부는 김의겸 의원의 '거짓말 중계'에 덩달아 가세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그 녹취록을 틀어대며 매우 신빈성이 높다고 맞장구쳤고, 박찬대 최고위원은 진실규명 TF를 만들자 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제2의 국정농단' 이라며 들떠 몰아부쳤다. 그 누구하나 제보자에게 사실확인을 하거나 술집을 직접 찾아가거나 하지 않았다. 실질적인 물증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이 사건은 이만큼이나 부풀려졌고, 이 모든 것이 이재명 대표의 암묵적 동의하에 이루어졌다.

정치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김대업 사건도 있고 윤지오 사건도 있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 비리를 터트린 김대업. 하지만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장자연 리스트를 알고 있다며 정치권을 뒤흔들었던 윤지오. 하지만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1억원이 넘는 후원금까지 받아챙겼지만 지금은 행방이 묘연하다. 김대업 옆에는 설훈 의원이 있었고, 윤지오 옆에는 안민석 의원이 있었다. 그들은 지금까지 현역 의원이다. 잘못된 선례를 도려내지 못한 민주당의 오늘날이 지금의 민주당이다. 민주당이 이렇게까지 망가지지는 않았었다. 주한 EU 대사가 하지 않은 말을 했다고 해도, 직접 보지도 듣지도 않은 일을 의혹이라는 이름으로 폭로전을 펴도 아무 제재를 받지 않는다. 오히려 김의겸 의원은 앞으로도 국민을 대신하여 따져물어주겠다며 반성하고 있지도 않다. 따져 묻지 못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 '무엇을' '어떻게' 물어야 하는가가 중요하지. 민주당이 김의겸 의원을 잘라내지 못하면, 그 외에 김의겸 행위를 하는 또 다른 많은 의원들을 잘라내지 못하면, 김의겸이 김의겸 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민주당 했다가 될 것이다.

손수조
손수조

◇ 장례지도사

◇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전)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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