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일신상의 이유…과중한 업무 감당 맞지 않겠다 해 사의 수용”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뒷줄 왼쪽부터 조상준 기조실장, 권춘택 1차장, 김수연 2차장, 백종욱 3차장./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뒷줄 왼쪽부터 조상준 기조실장, 권춘택 1차장, 김수연 2차장, 백종욱 3차장./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라인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조상준 국가정보원 전 기획조정실장이 갑작스럽게 사퇴하면서 정치권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고검 차장검사 출신인 조 전 실장은 지난 6월 기조실장에 기용됐으며 국정원 2인자로 꼽혀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조 실장이 어제 대통령실 유관비서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실은 임면권자인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하고 국정원장에게 사의표명 사실을 전달했다”면서 “대통령이 사의 표명을 수용함에 따라 국정원장은 이를 받아들이고 인사처에 면직 제청을 했다. 이후 대통령은 어제 저녁 이를 재가했으며 면직 날짜는 오늘”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사의 배경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개인적 사정으로,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라고만 밝혔다.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선 인사 문제를 둘러싼 김규현 국정원장과의 파워 게임,  혹은 개인 비위나 음주 운전, 건강 악화 등이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미확인된 추측이 무성했다.

김규현 국정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사 갈등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인사 갈등설 등 각종 소문 사실무근”

그러나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김 원장과 조 전 실장 간의 ‘인사 알력설’을 사퇴 원인으로 지목했다.

박 전 원장은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인사는 결국 망사였다. 국정원에서부터 참사가 일어났다”며 “(윤 대통령이) 국정원장의 손을 들어주니 조 전 실장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전날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국정원 2, 3급 인사를 해야 하는데 조 전 실장이 자신의 안을 청와대(대통령실)로 올렸다고 한다”며 “그런데 해외에 나갔다 온 김규현 국정원장이 보니 자기 생각대로 안 돼서 다시 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에서 고심하다가 그래도 (국정원장의 손을 들어줬다)”며 “윤 대통령이 결정을 잘했다고 본다. 어떤 조직이든 문제가 있으면 측근보다는 상급자 의견을 일단 들어주고 조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조 전 실장의 사퇴 배경에 대해 “일신상의 이유”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과중한 업무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취재진이 이와 관련된 질문을 하자 “일신상의 이유라서 공개하기가 조금 그렇다”면서도 “중요한 직책이기 때문에 계속 과중한 업무를 감당해나가는 것이 맞지 않겠다 해서 본인의 사의를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조 전 실장의 사퇴 이유를 두고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자 의혹 차단에 나섰다. 국정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조상준 전 기조실장 사직 배경과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 내부 인사 갈등설 등 각종 소문을 보도한 데 대해 전혀 사실무근임을 밝힌다”며 “본인의 건강 문제 등 일신상의 사유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