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칼럼] 지난 10월 23일은 상강(霜降)이다. 글자 그대로 서리가 내리는 날이라 벌써 기온이 떨어지겠다는 예보가 나온다. 상강은 24절기 중 18번째로서, 한로(寒露)와 입동(立冬) 사이에 위치한다. 그래서 상강은 겨울을 예고하는 날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15일마다 새로운 절기가 돌아오는데, 서양에는 7일을 주기로 생활했으나 중국과 우리나라는 24절기를 이용해서 15일을 주기로 생활하였기 때문이다.

이 시기는 가을의 쾌청한 날씨가 이어지지만, 밤 기온이 매우 낮아지고 서리가 내리며, 첫얼음이 얼기도 한다고 한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라 사람들은 경치가 아름다운 곳을 찾아 야외로 나가고, 그간 못 열었던 축제도 열리는 데다가 추수도 마무리되는 때이기에 사람들의 마음은 흥겹기만 하다.

그러나 요즘 아쉽게도 코로나의 감소세가 사라지고 증가세로 들어서면서 코로나 19 재확산에 대한 경계심이 요구되고 있다. 기온은 점점 내려가 날이 갈수록 영하권으로 향하고 있고, 여전히 한국은 세게 상위의 신규 확진자 수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해마다 반복하여 이때쯤 되면 독감 예방접종을 당부하고 있다.

지난 7월 초 시작한 코로나 19 여름 재유행 감소세가 다소 정체된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양상도 나타나자 조만간 확진자가 다시 늘어 이르면 다음 달부터 겨울 재유행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물론 이미 전 국민의 49.3%인 2,529만 명이 넘는 확진자를 배출해낸 한국이라 예전에 비하면 면역력이 많이 높아졌으리라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여름 재유행보다는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지난 16∼20일 감염재생산지수가 1.09로 9주 만에 1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힌 정부 발표를 그냥 넘기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주변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수치화한 지표로, 1 이상이면 '유행 확산'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올해 3월, 우리는 확진자 수가 감소 추세를 보이자 코로나 엔데믹에 대한 장밋빛 꿈에 부풀었다. 그리고 그달 한 달 동안 확진자 수가 9,961,175명이나 나왔었다. 당시 코로나 엔데믹의 근거가 낮은 치명률이라는데, 우리는 한 달에 8,000명 이상이 생명을 잃은 유사 이래의 대참사를 겪었고 장례식장이 없어 삼일장 이상의 긴 장례를 치르는 사례가 빈번하였다.

질병관리청은 이달 초에, 겨울 재유행 시기를 12월∼내년 3월로 예상하였으나 국내 겨울 재유행이 12월 초에 본격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백신 접종에 따른 면역력과 감염에 의한 면역력이 12월께 전체적으로 떨어지기에 11월 초~중순이 되면 한 변이종이 급격히 치고 올라올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특히 위 중증·사망 증가로 이어지기 쉬운 고령층 등 건강 취약계층의 안전이 중요하다. 위 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대부분 60세 이상 고위험군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확진자 중 60세 이상 고령층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확진자 중 60세 이상 비율은 9월 셋째 주 24.5%, 넷째 주 24.6%, 10월 첫째 주 25.5%, 둘째 주 25.4%로 증가했으며 최근 일주일(16∼22일)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은 25.9%로 더 증가했다.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은 지난 16일에는 28.1%, 22일에는 27.4%에 이르기도 했다고 한다.

게다가 곧 입동(11/7)이 다가오고, 11월 다음 달부터 '이른 송년회‘가 시작된다. 이어,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과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연말연시(年末年始) 행사‘가 본격화된다. 광복절이나 한글날 등 공휴일이나 명절(名節) 연휴보다도, ’코로나 19 확산 가능성‘이 훨씬 더 높은 시즌(season)이 차례차례 다가오고 있다.

박성호 동덕여대교수
박성호 동덕여대교수

얼마 전 일본 대학의 한 교수와 통화를 하였다. 한국은 대면 수업을 하지만 일본은 아직 비대면 수업을 한다고 한다. 이제 음식점에 사람이 찾아오고 생활도 겨우 정상화되고 있는데 코로나 소식은 반갑지 않은 게 사실이다. 늦기 전에 코로나의 재유행을 막는 조치가 적극적으로 시행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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